해경 검문 중 중국 어선서 화재… 선원 3명 숨져
해경 검문 중 중국 어선서 화재… 선원 3명 숨져
  • 박한우 기자
  • 승인 2016.09.3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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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승선원 14명은 구조… 선장 "해경 무서워 도주하려했다"

▲ 29일 오전 9시 45분께 신안군 홍도 남서쪽 70km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있던 중국 선적 유망어선 S호(102t)에서 불이 나 중국인 선원 3명이 숨졌다. (사진=목포해양경비안전서 제공)
전남 신안군 홍도 해상에서 항해하던 중국 어선에서 불이 나 선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포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45분경 신안군 홍도 남서쪽 70km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있던 중국 선적 유망어선 S호(102t)에서 불이나 중국인 선원 3명이 숨졌다. 다른 선원 14명은 구조됐다.

불이 나기 전 목포해양경비안전서 3009함은 정선명령을 했지만 S호는 8노트 속도로 항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S호를 상대로 우리측 EEZ내 조업 허가를 받았는지, 법에서 정한 어획량 등에 대해 확인하려했다.

해경 대원 14명이 배에 올라타 검문검색을 시도했지만 중국 선원들이 조타실과 기관실 등을 모두 걸어 잠그고 강력하게 대응해 해경 대원들이 조타실 유리창을 깨고 섬광 폭음탄 3발을 안으로 집어넣은 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나자 3009함은 자체 소화 장비로 진화작업을 벌이면서 승선원 17명 가운데 14명을 함정에 옮겨 태워 구조했다. 그러나 나머지 3명은 정오쯤 기관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은 3009함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치료를 받았지만 오후 3시46분경 한국측 의사에 의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경은 이들이 조타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연기가 기관실로 스며들면서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 30일 오전 전남 목포해양경비안전서에 전날 해경의 검문검색에 불응해 도주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의 선원이 숨진 중국어선의 생존 선원들이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해경에 압송돼 온 선장 양모(41)씨는 30일 조사에서 "해경이 무서워 도주하고 조타실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무허가 조업을 시도한 경위에 대해서는 "돈 주고 산 허가증이 있어 조업을 해도 되는 줄 알았다"며 "무허가 조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해경은 양 선장과 선원들을 상대로 화재 원인 등에 대해 집중 수사 중이다.

무허가 조업과 정선명령 불응 등 EEZ 조업법 위반으로 입건한 이들을 조사한 결과 화재원인에 대한 과실이 발견되면 실화 또는 방화 혐의를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신아일보] 목포/박한우 기자 hw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