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철강·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정부, 철강·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9.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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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강화 위해 수소 활용 철강고로 개발… 석유화학은 원가경쟁력 강화

정부가 철강 및 석유화학 산업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3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철강·석유화학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가동한 끝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동시에 철강협회와 석유화학협회 등 민간은 외부 컨설팅을 벌여 정부 정책 수립을 지원했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마련한 이번 강화 방안은 파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충분히 교감을 나눈 끝에 나온 안이기에 단순한 가이드라인을 넘어 서둘러 사업재편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 마찰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물밑 작업 현황이나 구체적인 지원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방안을 살펴보면 먼저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첨단 철강 고로 개발이 추진된다.

철광석과 석탄을 활용하는 기존 공법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면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 발생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석유화학 납사분해설비(NCC)는 원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철강 후판, 강관이나 석유화학 테레프탈산(TPA), 폴리스티렌(PS) 등의 분야에서는 인수·합병(M&A)과 설비 감축을 유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R&D), 인력양성, 금융·세제 등 정책 지원에 나선다. 특히 현재 2% 수준인 화학 R&D 비중을 2025년까지 5%까지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공급과잉 품목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 합성고무와 폴리염화비닐(PVC)도 추가 증설 없이 고부가제품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합성고무는 SSBR(친환경타이어 등에 사용되며 내마모성과 탄성이 뛰어남), 엘라스토머(고무 같은 탄성을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 PVC는 특수 목적용인 CPVC(내화·내열성이 우수한 고급 건축재 소재)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공급과잉인 분야는 과감하게 사업재편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하기로 했다.

선박용으로 주로 쓰이는 후판, 자원개발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강관, 페트병 원료인 TPA, 장난감용 저가 플라스틱 소재인 PS 등이 대상이다.

이밖에 정부는 기업이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설 경우 기업활력법 지원 등을 통해 과잉설비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정부는 두 산업이 고부가 소재를 조기에 개발하고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R&D와 인력양성 지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2% 수준에 불과한 화학 R&D 비중을 2025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5%대로 높일 계획이다.

철강은 미래차, 에너지, 건설용 등에서 고부가 철강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석유화학은 극한환경용 특수 소재, 고부가 정밀화학 소재 분야 등에서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의 경우 충남 대산 지역에 석유화학과 정밀화학업체가 집적화된 특화단지를 개발하고, 산업단지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진 성능을 보강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단기적인 대책은 2020년 내에 추진을 계획하고 있으며, 경쟁 우위 분야를 강화하는 등의 중장기 대책은 2025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조선산업은 컨설팅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이번 강화방안에서는 빠졌다. 컨설팅 보고서 최종안에 대한 업계 간 이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