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한국경제… 수출·내수 곳곳에 '암초’
경고등 켜진 한국경제… 수출·내수 곳곳에 '암초’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10.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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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수출액 94억6800만달러…지난해보다 18.2% 감소
중국 수출 뿌리째 흔들…15개월째 감소에 흑자 '반토막'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이대로 가면 조만간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팽배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낮춘 데 이어 일부 민간연구기관에서는 올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관세청이 따르면 10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4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나 줄었다.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21일 지난 9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109억6148만달러(약 12조34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수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월 수출은 15개월 연속 역대 최장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그나마 선전하던 무역수지 흑자도 3년 만에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대중 수출은 지난해 7월 -6.5%를 시작으로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6월 종전 역대 최장인 11개월 연속 감소 기록(2008년 10월~2009년 8월)을 갈아치운 뒤 기록 경신을 거듭했다.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감했다. 지난해 26.0%에서 올해 24.7%로 떨어졌다.

더욱 큰 문제는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흑자 규모도 많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282억8532만달러 규모였던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 902억5753만달러로 껑충 뛰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과 정반대 양상인 셈이다.

올해 3분기 대중 흑자는 97억8781만달러로 한창 흑자 규모가 컸던 2013년 4분기 172억9628만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었다.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대중 수출이 수렁 속으로 빠지고 있는 셈이다.

한 민간연구소 P 연구원은 “새로운 수출상품을 발굴하고 현재의 주력산업과 제품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제조업의 스마트화,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과의 시너지 등을 추구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악재가 잇따르면서 우리 경제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 사태와 현대자동차 파업에 이어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수출 전선의 먹구름이 더 짙어졌다.

내수 시장도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민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관련된 식사, 선물 등의 가액 기준을 담은 만큼 농수축산업계, 골프 등 레저스포츠업계, 호텔 등 외식업계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3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는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을 가중하고 국제유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소비의 장애물로 거론된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 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꺼낼 카드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1.25%까지 떨어진 기준금리는 자본유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로 추가 인하의 여지가 작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재정정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투입과 건설투자 활성화에 공을 들여왔지만 이제 가계부채 급증세를 막기 위해 대출 규제 카드를 커냈다.

전문가들은 "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도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면서 "올해 성장률은 2%대 중반을 기록할지 모르지만 내년에 경제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도 실업률을 높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