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6%… 저성장 고착화 우려
3분기 경제성장률 0.6%… 저성장 고착화 우려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12.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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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총소득도 2분기 연속 감소… 4분기째 성장률 0%대
개소세 인하 종료·갤노트7 단종·현대차 파업 등 영향
내년 경제성장률도 빨간불… "내수경기 회복 추진해야"
▲ 한국은행은 2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6% 성장,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내부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낮은 0.6%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총소득(GNI)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정부의 전망치 2.8%는 물론, 한국은행의 전망치 2.7%를 밑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6% 성장,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교역조건 악화로 2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3분기 GDP 성장률은 지난 11월초에 발표됐던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한은은 매 분기가 끝나는 대로 '1보'인 속보치를 발표한 뒤 일정 시간 이후에 수치를 더 다듬어 만든 잠정치를 발표한다. 최종 수치인 확정치는 이듬해 발표된다.

▲ (자료=한국은행 제공)
3분기 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 부문은 화학제품 등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운송장비, 전기 및 전자기기 등이 부진해 0.9% 감소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의 파업으로 운송장비와 전기 및 전자기기 업종의 타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건설업은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건설 등을 중심으로 3.7% 급증했으며 서비스업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이 증가해 0.9% 성장세를 보였다.

지출항목별로 민간소비는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 전기 대비 0.5%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등이 늘어 1.4%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는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5% 성장했다.

이밖에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이 늘어 0.6%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류, 거주자 국외소비 등이 늘어 2.8% 증가했다.

3분기의 실질 국내총소득(GNI) 증가율도 -0.4%로 앞서 발표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더 낮아졌다.

이는 지난 2분기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실질GNI가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GNI 성장률은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

3분기 GNI의 감소는 수출품 가격이 수입품 가격보다 큰 폭으로 내려 교역조건이 악화된 탓이다

GDP가 증가했음에도 GNI가 줄었다는 것은 경제의 외형은 커져도 실제 소득은 오히려 줄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바닥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갑사정이 나빠지다 보니 총 저축률도 2분기 연속 줄었다. 3분기 총저축률은 34.8%로 전기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0.1% 줄었지만, 최종소비지출이 1.0% 증가했기 때문이다. 즉 소득은 줄었는데 써야하는 돈이 더 많으니 저축할 여력이 줄었다는 뜻이다.

이밖에 국내 총투자율은 29.9%로 2분기(28.7%)보다 1.2%p 올랐다.

▲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0.5%, 2분기에 0.8% 성장했다. 여기에 3분기 속보치 0.7%를 추가할 경우 4분기에는 플러스 성장만 해도 2.7%의 올해 한은 경제성장률 목표는 달성될 수 있었다.

하지만 3분기 성장률 수치가 0.6%로 조정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에도 추가 성장이 필요하게 됐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4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 더 어둡다는 데 있다. 이미 대다수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내려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이 2.6%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고, 한국금융연구원도 2.6%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들 보다 더 낮은 2.5%로 보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일제히 하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년 한국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산업연구원도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낮은 2.2%로 각각 전망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순실 사태 등으로 인해 경제 부총리의 사실상 공백 상태가 지속되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은 '스톱' 상태다.

전문가들은 경제 부총리를 하루빨리 임명해 정책 총괄 사령탑 역할을 맡게 하고 경기하강과 금융불안에 대비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김민창 입법조사관은 "저출산 고령화의 구조적 요인과 대외경제여건 악화로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우려가 있다"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 저하를 막고 내수경기 회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