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방장관에 강경파 매티스 낙점
트럼프, 국방장관에 강경파 매티스 낙점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2.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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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아프간전 등 참전 ‘해병의 전설’… 초강경 안보라인 눈앞
▲ 지난달 19일 트럼프(왼쪽)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크럽에서 매티스와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을 국방장관에 내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저녁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매티스의 인선 사실을 밝히며 다음 주 공식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설적 화법 탓에 ‘미친 개’와 ‘수도승 전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매티스 전 사령관은 ‘한국전 이후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전투 지휘관’ 등으로 불린다.

국방장관에 매티스 전 사령관이 공식 지명되면 새 미국 행정부의 안보라인은 대체로 강경파가 장악하게 된다.

트럼프는 법무장관(제프 세션스)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마이클 플린), 중앙정보국(CIA) 국장(마이크 폼페오) 등 안보라인 핵심을 강경파들로 채웠다.

아직 국무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의 인선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6세의 매티스 전 사령관은 사병에서 4성 장군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9년 해병대에 사병으로 자원입대해 군생활을 시작했다.

전역 후 센트럴 워싱턴대 학군단(ROTC)을 거쳐 1972년 소위로 임관한 데 이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여러 공훈을 세웠다.

이후 제1해병원정군 사령관과 중부사령관 등을 역임하는 등 43년간 해병으로 복무해 ‘살아있는 해병의 전설’로 통한다.

매티스 전 사령관은 버락 오바마 정권의 이란 핵협상을 반대해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을 이란 정권처럼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으며 2013년 상원 청문회에서 아시아·태평양 역내 동맹을 지지하고 역내 주둔 미군의 확대를 주장했다.

이에 매티스 전 사령관을 포함한 초강경 안보라인이 강도 높은 대북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와 여타 지역에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간다면 중국을 견제할 정책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미국의 개입을 옹호한다는 면에서 트럼프와 같은 고립주의자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고 러시아 팽창주의를 경계하는 점도 트럼프와는 다른 입장을 보인다.

그는 트럼프와 최근 면담 시 “고문보다는 담배 한 갑과 한두 잔의 맥주로 협조를 끌어내는 게 낫다”는 논리로 고문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을 바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티스 전 사령관은 독서광으로 손자병법의 문구까지 외워 인용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역 은퇴 후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이 될 수 있는 현행 규정이 2013년에 퇴역한 그의 국방장관행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매티스 전 사령관을 결국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전 사령관이 국방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이 조항의 '면제법'이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민간인이 아닌 군 관련 인사가 국방장관에 오르는 게 미국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를 훼손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매티스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 집권시 국방장관 0순위로 거론된 미셸 플루노이 전 국방부 차관도 ‘존경받는 군사적 사상가’라고 평하는 등 여야는 물론 언론의 평가가 매우 후하다.

한편 그는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 가면 베일을 쓰지 않았다고 5년간 여자를 때리는 남자들이 있다. 그들을 총으로 쏘는 것은 지독하게 재미있다”란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