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현직 구속' 조윤선, 장관직 사의 표명… 문체부 비상체제
'첫 현직 구속' 조윤선, 장관직 사의 표명… 문체부 비상체제
  • 이현민·전민준 기자
  • 승인 2017.01.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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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근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 황 권한대행, '신속사퇴'로 가닥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작성을 총 지휘하고 관여한 혐의로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21일 문체부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 장관은 면회 간 가족들을 통해서 사의 표명을 했으며, 이 같은 뜻은 송수근 문체부장관 직무대행(제1차관)에게 전달됐다.

조 장관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진보성향의 문화예술인 및 단체에 대한 정부지원 배제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장관 신분 상태에서 구속됐다.

앞서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해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아오는 과정에서도 조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나지 않아 정치권의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도 본인의 결백을 주장하는 차원에서 장관직을 유지했지만 끝내 구속 사태에 이르면서 결국 사퇴 의사를 표명하게 됐다.

▲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송수근 제1차관(왼쪽 두번째)이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 장관이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문체부는 송수근 제1차관이 장관직무대행을 맡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송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에서 "문체부는 지금 다방면에서 큰 어려움에 처해 있고 직원들도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관장의 공백까지 더해지는 초유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고 주요 국정과제와 현안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철저히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문체부는 주말에도 실·국장 중심으로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해 신속히 업무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또 최우선 과제인 평창올림픽·패럴림픽의 차질없는 준비를 위해 유동훈 2차관 중심으로 '평창올림픽지원단'을 일일 상황점검 체제로 가동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새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차기 정부로 넘길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수 개월간 문체부 장관 자리가 공석인 상태로 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실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황 권한대행은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조 전 장관의 '신속 사퇴'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직 장관이 급하게 주말에 사표를 내는 전례가 드문 일이어서 언제, 어떻게 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날 일정이 없는 황 권한대행은 공관에서 조 장관 등의 구속 사태를 비롯한 시급한 현안들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이현민·전민준 기자 hmlee@shinailbo.co.kr,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