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소득감소 ‘사상 최대’…가계 허리띠 꽉 졸라매
하위 20% 소득감소 ‘사상 최대’…가계 허리띠 꽉 졸라매
  • 윤광원 기자
  • 승인 2017.02.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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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중도해지비율 36%…20·60대 채무조정신청 증가
▲ (신아일보 자료사진)

깊어지는 경기불황의 골 때문에 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고 있다.

소득 하위 20%의 소득감소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은행 예·적금 중도해지비율이 36%에 달했다.
 
특히 청년실업난과 고령층의 빈곤화로 20·60대의 채무조정신청도 늘고 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1분위(하위 20%) 계층의 소득은 지난해 5.6% 감소해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래 감소폭이 사상 최대였다.
 
작년 1~4분기 내내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 월평균 소득이 전년보다 85000원 줄어든 1447000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월간 근로소득은 602000원으로 전년대비 9.8% 줄었으며, 적자가구의 비율도 44.3%2015년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소득 1분위 가구는 가구주 연령이 높은 데다 여성과 저학력자의 비중이 높아 임시·일용직이거나 영세 자영업자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소득이 쪼그라들면서 가계는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2016년 가구당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지출은 월평균 34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감소, 역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으로 적어졌다.
 
작년을 제외하고 먹는 데 대한 소비지출이 줄어든 것은 2009(-0.2%)2013(-0.3%) 두 해 뿐이다.
 
가구당 의류·신발 소비지출은 158000원으로 2014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휴대전화 기기 구입 감소로 통신장비 지출은 15.2% 축소됐고 자동차 구입은 4.5% 줄었으며, 오락·문화 지출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0.2% 적어졌다.
 
학원 등 교육 지출 역시 0.4% 줄어 2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술·담배 지출은 5.3% 늘어 2년 연속 늘었다. 가격인상 탓도 있지만, 힘든 마음을 술과 담배로 달랬다는 뜻이다.
 
미래를 위한 은행예금과 적금을 깨는 사람들도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중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중도해지비율은 35.7%201433.0%, 201533.4% 등 계속 상승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보험-펀드-·적금 순으로 금융상품이 해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은 줄고 빚이 늘면서 채무조정 신청자도 늘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채무조정 신청자는 96319명으로 전년보다 5.2%, 4799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대는 11102명으로 2015년보다 16.6%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도 10.5% 올랐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대책 등과 연계해 큰 그림 안에서 소비부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장기적으로 소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