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박근혜 탄핵과 부동산> ① '온탕과 냉탕' 오간 정책
<기획-박근혜 탄핵과 부동산> ① '온탕과 냉탕' 오간 정책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3.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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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초기부터 이어진 부양책에 너도 나도 "집사자"
가계부채·공급과다 문제 불거지며 '규제'로 급선회

▲ 지난 2015년 3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56회 IDB(미주개발은행)·제30회 IIC(미주투자공사) 연차총회' 개회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사진=기획재정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기조 자체가 대대적인 시장 부양에서 강도 높은 규제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정권 초기부터 이어진 시장 활성화 정책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를 가져왔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공급과다 문제를 야기했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센' 규제책이 나오면서 온탕을 즐기던 시장은 지금 냉탕 속 추위를 겪고 있다.

12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집값상승률은 전월대비 0.01%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0.17%까지 올랐던 집값상승률은 그 다음달 3일 정부의 '실수요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이하 11.3부동산대책)' 발표 직후부터 위축되기 시작해 0%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11.3대책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부양에서 규제로 급 선회했다는 데서 큰 의미를 지니며, 그만큼 시장에 주는 파급력도 상당했다.

당시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 이상으로 센 정책이 나왔다"며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점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실제, 전국 집값상승률은 11.3대책이 발표된 11월 0.15%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0.02% 떨어졌고, 12월 0.07%로 반토막이 났다. 이후 올해 1월 0.02%에 이어 지난달 0.01%까지 축소됐다.

반면, 11.3대책이 시행되기 전까지의 시장분위기는 과열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달아오른 상황이었다.

이 역시 정부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이는 정권 초기부터 이어진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4.1대책)' 등 주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정책들에 기인한다.

특히, 지난 2014년 7월 최경환 전(前) 경제부총리의 취임과 함께 꾸려진 '최경환 경제팀'은 과거 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부동산 시장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시장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이후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부처들은 같은해 9월 1일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 방안(9.1대책)'을 합동 대책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종류와 지역에 따라 최저 50%에서 최고 85%의 범위 안에 있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로 통일됐고, 50%~65% 범위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은 60%로 단일화 됐다.

▲ 지난해 11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3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DB)
이 같은 규제완화 정책들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구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으며, 청약시장에서도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들이 속출했다

그러나 투자자나 실수요자 할 것 없이 수요자들의 주택구입자금에서 은행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급기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계부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또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이 지난 1999년 이후 최대 수준인 37만호에 이르는 등 과다공급 문제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었다.

더욱이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여파가 국내에까지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빚에 의존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부양책을 확실히 접어 두고 시장 규제에 나섰고, 온탕에 들어가 앉았던 부동산 시장은 일순간 냉탕으로 옮겨가야 하는 신세가 돼버렸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규제를 대대적으로 완화해 오다가 11.3대책부터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쪽으로 변경한 것이 가장 큰 흐름이자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