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판하는 홍준표, 과거 盧 수사 때는…
검찰 비판하는 홍준표, 과거 盧 수사 때는…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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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눈치만 봐"…문재인·검찰 싸잡아 비난
"수십억 먹은 盧 구속 안하면 되겠나"
▲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가 2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열린 '경남 여성 리더십 강화 홍준표 도지사 초청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홍 지사는 검사, 국회의원, 도지사 등을 하게 된 계기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21일 "풀은 바람이 불면 눕는다. 그런데 요즘 검찰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미리 눕는다"고 검찰에 불만을 토로했다.

홍 지사는 이날 전북 부안군 새만금 홍보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 검찰이 눈치 보는 것은 딱 한 명일 것"이라며 "그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하라면 구속하고 불구속하라면 불구속 할 것이다. 요즘 검찰 행태가 그렇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가 언급한 '한 사람'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후, 차기집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문 전 대표에 줄을 서는 정치검찰 행태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홍 지사는 그러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에는 검찰에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며 여론전을 편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2009년 5월, 홍 지사는 집권여당 한나라당 원내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당시 그는 "국정의 중심은 홍준표"라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로 MB정권의 2인자를 자청했다.

그런 그가 검찰에 '노무현 구속' 필요성을 역설했다.

홍 원내대표는 2009년 5월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은 사법적 결정을 하는 기관임에도 마치 정치적 결정을 하는 듯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증거에 따라서 수사를 하고 대상이 누구든간에 범죄를 저지르면 사법적 절차에 따라서 움직이는 기관"이라며 "검찰이 어떻게 정국에 미칠 파장이나 소위 진보진영의 반란, 저항까지 고려해 정치적 결정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통령 가운데 수천억 먹은 대통령이 있고 수십억 먹은 대통령이 있다면, 수천억 먹은 대통령은 구속되고 수십억 먹은 대통령은 구속이 안 된다면 그것은 검찰이 정치적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만약 600만달러를 받은 사람이 불구속된다면 지금 그 1억, 2억 갖고 구속된 사람들은 뭐라고 국민들한테 설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머뭇거리며 장고에 돌입한 검찰을 정면 비판한 것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뒤, 5월 23일 서거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