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비용은 '1020억'·인양업체는 '상하이샐비지'
세월호 인양비용은 '1020억'·인양업체는 '상하이샐비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3.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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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인양 고박작업(배를 고정시키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연합뉴스

세월호가 102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양 작업에 들어간 비용과 해상 구난업체 상하이 샐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초로 대형 여객선을 통째로 들어올리는 만큼 세월호 인양에는 비용도 많이 투입됐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책정된 세월호 인양 관련 예산은 총 1020억원이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와 계약할 당시 초기 계약액은 851억원이며 총 3단계로 나눠서 지급한다.

잔존유 제거·유실방지 등 1단계 작업을 완료하면 213억원(25%), 인양·지정장소 접안 등 2단계를 마치면 468억원(55%), 육상거치·보고서 제출 등 3단계까지 무사히 끝내면 나머지 170억원(20%)을 차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상하이샐비지는 현재 1단계 작업만 완료했기 때문에 계약금 중 213억원만 받은 상태다.

정부는 초기 계약금 이외에 세월호를 들어 올릴 때 미수습자 유실을 막기 위해 설치한 3m 높이의 사각펜스 설치 비용(60억원), 기상 등 문제로 작업을 중단한 동안 들어간 비용(5억원) 등을 추가 지급하기로 수정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상하이샐비지의 총 계약액은 916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11월 사각펜스 설치비용 45억원, 작업중단 비용 5억원 등 50억원을 지급해 상하이샐비지가 실제 받아간 돈은 263억원이다.

이 밖에 정부는 상하이샐비지가 2, 3단계 작업을 진행하지 못해 계약금을 못 받아 자금난을 겪자 이를 해소하도록 최근 228억원의 선금을 지급했다.

대신 선금보증이행증권 등 유사시 이 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상하이샐비지 계약액 외에 인양에 필요한 예산은 총 103억원이다.

선체보관장소를 확보하는 데 10억원, 보험료 23억원, 인양한 선체를 관리하는 데 40억원, 기타 운영비에 30억원이 투입된다.

그렇다면 상하이 샐비지는 어떤 업체일까.

상하이 샐비지는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2015년 8월 세월호 인양 업체로 선정된 이후 지금까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인양을 준비해 왔다.

1951년 설립된 상하이 샐비지는 연간 매출이 3천억원 규모이며 잠수사 등 구난 분야 전문인력을 1천400명가량 보유한 대형 해양 구난업체다.

사업자 선정 입찰 당시 27개 업체들이 7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상하이 샐비지는 우리나라 업체 오션씨엔아이와 지분을 7대 3으로 나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상하이 샐비지는 입찰 당시 1900건 이상의 선박 구조 작업과 1천건 넘는 잔해 제거 작업을 비롯해 2만t의 해상 유출 기름을 제거한 실적을 쌓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2015년 7월에는 중국 양쯔(揚子)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 인양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2002년 1월에는 수심 58.2m에서 1만3675t에 달하는 화물선을 인양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화려한 경력의 상하이 샐비지도 길이만 150m가 넘고 물살 세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 가라앉은 세월호 앞에서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상하이 샐비지는 애초 세월호 내부 탱크에 공기를 넣고 외부에 에어백 등을 설치해 부력을 확보하고서 해상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플로팅 독에 싣는 인양 방식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결국 해상 크레인 대신 잭킹바지선으로 선체를 올리고 반잠수선에 실어 나르는 방식으로 선회한 끝에서야 본 인양을 목전에 두게 됐다.

당초 정부가 상하이 샐비지를 인양 업체로 선정할 때만 해도 인양 목표 시점이 작년 6월이었으나, 세월호 참사 3주기인 내달 16일까지 세월호 끝머리라도 바다 위로 올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