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마지막 항해' 시작… 자정까지 시간과의 싸움
세월호 '마지막 항해' 시작… 자정까지 시간과의 싸움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3.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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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55분 반잠수선 향해 출발… 25일부터 중조기
▲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해수면 13m로 부상한 세월호가 잭킹바지선과 예인선의 도움으로 반잠수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3년 만의 귀환을 위한 마지막 항해를 시작했다.

해양수산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24일 오후 4시 55분 수면 위 13m로 끌어올린 세월호 선체를 잭킹바지선(인양 와이어 선박) 2대와 함께 약 3㎞ 떨어진 해상에서 기다리는 반잠수 운반선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바지선 2대에 묶여 있는 세월호는 예인선 5척에 이끌려 아주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 속력은 시속 약 1.5㎞로 사람이 걷는 속도인 시속 4∼5㎞보다도 느리다.

맹골수도의 빠른 조류 속에서 8000t이 넘는 세월호 선체를 운반해야 하고 인양 줄 간 장력이 균등하게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속력을 높이기 어렵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양을 지휘하는 현장 샐비지 마스터(Salvage Master)의 판단 아래 조류의 흐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가 가장 작은 소조기에 선적까지 작업을 마치려고 총력을 쏟고 있다.

예정보다 3시간 가량 출발 시각이 늦어지면서 세월호가 오후 7시께 반잠수선에 도착한다 해도 소조기가 끝나는 자정까지는 불과 5시간이 남게 된다.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작업 가능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간 동안 세월호를 반잠수선 중심에 자리 잡도록 하고 반잠수선을 1.5m 부상시켜 세월호 표면과 맞닿도록 해야 한다.

해수부는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 선체를 선적만 시키면 사실상 위험한 고비는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을 마치면 소조기가 끝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다음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며 "사실상 힘든 과정은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인양 성공까지 남은 최대 변수는 기상 여건이다.

중조기에는 파고도 소조기 때보다 높아지지만 조류 차이도 상당해 소조기에 가급적 작업을 끝내야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그러나 소조기에서 중조기로 넘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작업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파고와 조류가 작업 가능한 범위 내에만 머물러준다면 이날 자정을 넘긴 뒤에도 작업은 진행될 수도 있다.

일단 호주의 기상예측 전문기관인 OWS의 관측 자료에 따르면 중조기로 들어서는 25일부터 26일 자정까지 이틀간 최대 파고가 기준치(1m)를 넘지 않으리라고 예보했다.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선적작업이 시작된다.

반잠수식 선박이 잠수한 지점에 세월호 선체를 이동시키고 그 자리에서 선박이 다시 부상하면 자연스럽게 선적이 이뤄진다.

이후 선체를 고정했던 잭킹바지선이 고정줄을 회수하면 모든 선적 과정이 마무리된다.

이런 가운데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잭킹바지선 주변에 방제선 10여척을 배치해 혹시 모를 기름 유출 사태에 대비했다.

이미 일부 기름이 유출되면서 주변 어민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이날 오전에는 상하이샐비지 측에서 직접 동거차도에 방문해 기름 유출에 대한 해명을 하기도 했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각각 단계 작업에 최소한 소요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오늘까지 반드시 마쳐야 하므로 오차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과 자원을 쏟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