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노동절에도 쉬는데… 황금연휴 '극과 극'
공무원은 노동절에도 쉬는데… 황금연휴 '극과 극'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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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자영업 근로자 '빨간날'에도 출근해 '울상'
"일·가정 양립 정책, 중소기업 등에 지원 늘려야"
▲ 4월의 마지막 날이자 황금연휴 기간인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둔 관광객들이 출국장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금 연휴요? 바라지도 않아요. 빨간 날만이라도 제대로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장 11일간의 '황금연휴'에도 정상 근무하는 중소기업의 한 직원의 얘기다.

정부가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하고 장시간 일하는 문화를 개선하겠다며 앞장서고 있지만, 여전히 대기업이나 공무원과 중소기업 직원 간의 희비는 극명하다.

30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 250곳을 대상으로 5월 초 징검다리 연휴 기간(5월 1∼9일) 평일인 5월 2, 4, 8일에 임시 휴무를 하는지 설문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은 정상 근무한다고 응답했다.

또 '빨간 날'인 연휴 공휴일에도 중소기업 직원 상당수는 대기업 납품기일에 맞추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기업 가운데 50.4%는 5월 9일 대통령선거일에도 쉬지 않으며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는 34.1%, 5월 3일 석가탄신일에는 23.7%,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11.1%가 각각 정상 근무한다.

5월 초 징검다리 연휴 기간 대다수 대기업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최장 11일의 '황금연휴'를 누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5월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 기회를 갖도록 임직원들에게 공동 연차와 권장 휴무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노동절인 5월1일 시청 공무원들을 아예 쉬도록 했다.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25개 구청에서도 소속 공무원들에게 특별휴가를 주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번 특별휴가에 대해 "노동은 시민의 기본권이며, 공무원도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동절에 쉴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들의 노동절 휴무는 세계적 추세"라고 밝혔다.

물론 대기업이라도 제조업 같은 경우, 공무원 중에서도 코 앞에 닥친 대선 업무나 병원, 민원, 공원 등을 이용하는 인원들은 쉬지 못한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공무원과 대기업에만 유효한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에 "초점을 달리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수밖에 없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정부 지원 없이도 일·가정 양립 정책이 잘 이뤄지는 만큼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체근로 지원 등 정부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은 여전히 일과 가정 양립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경우 조세 혜택 등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