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둘 다 야당인데'… 호남민심의 선택은
'文-安 둘 다 야당인데'… 호남민심의 선택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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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국민의당으로 양분돼 '몰표' 기대는 어려워
세대별 양극화도 뚜렷… 文-安 주말 호남구애 총력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 대 야당'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제19대 대선이 카운트다운에 접어든 가운데,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몰표현상이 사라질 지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전통적인 야권 지지 기반인 호남은 선거인구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매 선거 때마다 '몰표'로 존재감을 나타내왔다.

2012년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의 대선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90%대에 달하는 몰표를 안겨줬다.

2007년 '이명박 대 정동영' 대결에서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 80%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제20대 총선에서 호남은 전체 28석 가운데 23석을 국민의당에 줬다. 전통적인 호남 텃밭으로 분류됐던 광주·전남에선 18석 가운데 1석만 민주당에게 내줬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몰표가 사라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양분돼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40대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 60대 이상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쏠리고 50대는 반반으로 나뉘는 등 세대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호남 출신 대선 후보가 없다는 점도 몰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는 대선 판세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주말이었던 지난 29일, 전북 익산과 전남 순천, 광주를 차례로 방문하며 1000㎞의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두 번째 호남 유세에서 추미애 당대표를 비롯해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 이해찬 전 총리, 김부겸 의원, 강기정 전 의원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을 광주로 불렀다. 문재인 대세에 쐐기를 박으려는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날 호남유세에서 "김대중 정신, 햇볕정책 확실히 계승하고 호남의 개혁정신 확실하게 이어갈 것", "김대중·노무현의 정신과 업적은 물론 잘못까지 통째 짊어지고 가겠다"는 등의 메시지로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강조하며 호남의 지역민심을 자극하며 한 표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운데)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생활체육광원에서 열린 광주매일신문 주최 건강걷기대회에 딸 안설희 씨(오른쪽)와 함께 참석해 인사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일주일 만에 다시 광주를 찾아 호남민심 잡기에 박차를 가했다. 또 호남을 지역구로 둔 현역 국회의원과 호남 출신 비례대표 의원까지 30여명이 호남으로 총출동해 유세를 펼쳤다.

한편, 이번 대선의 전체 선거인수는 4247만9710명이다. 이중 호남 선거인수는 459만537명(광주 116만6515명, 전남 189만9231명, 전북 152만4791명)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