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멈춰선 ‘오일 허브’에 8천억 들여 기반공사
[단독] 멈춰선 ‘오일 허브’에 8천억 들여 기반공사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7.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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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8303억원 투입 남항 방파제 2공구 기반공사
석유公, "오일 허브 사업 지속 여부 뚜렷한 진척 없어"
▲ 동북아오일허브 울산북항-남항 조감도(사진=석유공사)

동북아시아 '오일허브'사업 진행이 사실상 멈춘 울산 북항과 남항일대에 해양수산부가 8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관련 지역 기반공사에 들어갔다.

특히 해수부는 오일허브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을 인지하고도 오일허브(2단계)사업 및 민자부두의 원활한 개발·운영에 필요한 외곽시설 확보를 내세워 공사를 진행, 예산낭비란 지적이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24일 '동북아 오일 허브 2단계 사업'을 위한 울산신항 남항지구 방파제(2단계 2공구) 축조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동북아 오일 허브 2단계 사업은 지난 6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내년부터 울산항만공사(UPA)가 부두 시설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울산신항 남항지구 방파제 축조 공사는 동북아 오일 허브 사업의 선도 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설명이다.

이 공사는 2023년 말 완공 목표로 총 사업비 8303억원이 투입된다. 앞서 진행된 울산 북항에 대한 기반공사가지 더하면 사업비는 더욱 늘어난다.

그러나 해수부의 기반사업 확대 취지와 달리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지난 수년간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8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석유공사 역시 이 사업의 명확한 향후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서 울산의 북항과 남항일대에서 진행될 오일허브 사업은 SPC(특수목적법인) 방식으로 석유공사 51%, 보팍 그룹(로얄보팍·보팍 아시아) 38%, S-OIL이 11%의 지분 참여 계획이었다.

그러나 돌연 보팍이 투자 참여를 철회했고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추가 주주를 유치하지 못한 상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오일허브 북항사업은 지난 2014년 2월 합작법인(KOT)를 설립 후, 신규 투자자 모집 및 EPC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며 “한화토탈, 포스코대우 등 몇몇 기업이 최근 주주 참여의사를 밝혔으나 사업진행에 있어 뚜렷한 진척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항에 대한 해수부의 기반공사 여부도 언론을 통해 확인했다”며 “남항사업은 북항사업 완료 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울산 남항 방파제 공사 예산이 동북아 오일 허브사업에 포함된 예산은 맞지만 이 사업만을 위한 예산은 아니다”라며 “이번 방파제 구축 사업은 10년 단위로 계획된 장기 기반 확충사업인 SOC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오는 2023년까지 진행되는 구축 사업은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진척 여부에 따라 다소 변화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 해양수산부의 울산 남항관련 공사 위치도

[신아일보] 이승현 기자 shlee43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