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또 '무더기 적자'…저축은행, 하반기 안갯속
상반기 또 '무더기 적자'…저축은행, 하반기 안갯속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7.0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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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적자 가시화…당국 중금리 대출 상한선 하향에 위기 고조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저축은행업권의 상반기 적자가 현실화된 가운데, 하반기 전망마저 안갯속이다. 연체율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데 더해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상한을 낮추기 때문이다.

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적자 달성이 유력하다.

적자 규모는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말 9년 만에 5758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권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배경에는 연체율 상승세가 꼽힌다.

실제 금융당국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8.8%로 전년 말 대비 2.55%포인트(p) 상승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자인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10.2%에 달했다.

특히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과거 금리 상승기보다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역시 저축은행의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이렇다 보니 신용등급을 부여받는 일부 저축은행의 신용도는 올해 들어서 무더기로 하향조정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중금리 대출 상한선을 더 낮추기로 한 점도 저축은행의 재정을 위축시켜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조달금리 변동 폭을 반영해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조정했다. 이에 저축은행은 17.5%에서 17.25%로 0.25%p 하향 조정된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결정은 금리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금리 상한 하향 조정을 통해 중저신용자의 자금 숨통을 트이게 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 민간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11곳으로 전년 대비 6곳 감소했다. 특히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 민간 중금리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전무했다.

하지만 반대로 금리 상한이 하향된다면 저축은행의 경우 이자수익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통상 중금리 대출은 저축은행의 핵심 수익원이다. 금리 대출 상한선이 하락하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완화된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재무 건전성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자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편 저축은행업권의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 시현 예상과 하반기 업황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잇몸으로 버틴다는 계획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PF 재구조화 본격화로 대다수 저축은행은 충당금 적립, 손실인식이 불가피하다”면서 “지금 상황에서의 최선의 방법은 경기 반등 때까지 몸집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를 통해 버티는 것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