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안정적 거래 환경 구축 힘쓸 것"
올해 2월 취임한 정은보 제8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한국 증시 발전을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파생상품시장 야간 거래 도입 등 국내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은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은보 이사장은 올해 국내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정부와 함께 마련 중인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은 기업 스스로 생산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문화의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 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중심을 잡고 뚝심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지원 1차 세미나를 통해 밸류업 지원방안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거래소에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시행·보완·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자문단을 구성·운영하고 나섰다.
아울러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방문해 밸류업 지원방안 등 양국 자본시장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 자본시장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기업 밸류업·자본시장 레벨업을 위한 핵심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및 해설서'도 발표했다.
올해 9월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를, 11월에는 총 5110억원 규모 밸류업 지수선물과 13종목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을 상장시켰다.
다만 당시 미국발 경기침체 여파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여부, 미국 대선, 12.3 계엄 사태 등으로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이러한 증시 부양 노력으로 코스피 지수는 상반기(1월2일 종가 2669.81, 6월28일 2797.82) 동안 4.79% 올랐다. 하지만 하반기 (7월1일 2804.31, 12월20일 2404.15) 동안엔 14.26% 하락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 미만 지수는 6월말 기준 28개 중 15개로 연초보다 1개 줄었지만 12월20일 기준 PBR 1 미만 지수는 29개 중 20개로 다시 늘었다.
정 이사장은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 시스템 구축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주식을 빌려 미리 판 뒤 나중에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현행 자본시장 법령에서는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된다.
공매도 금지는 지난해 11월6일부터 올해 6월말까지 예정이었지만 2025년 3월말까지 재연장됐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3월을 목표로 'KRX 공매도 중앙차단 시스템(NSDS)'을 구축하고 있다.
NSDS는 모든 기관 투자자 공매도 잔고 변동을 집계하는 중앙점검 시스템이다. 이는 기관이 자체적인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한국거래소 KRX매매체결시스템을 연결해 차액을 잡아내는 방식이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거래수수료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는 글로벌 주요 거래소 트렌드를 반영하고 내년 대체거래소(ATS)와 경쟁에 대비해 독립된 본부 조직으로 출범했다.
미래사업본부는 디지털, 데이터 및 인덱스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해당 부서는 중개 수수료 수입, 지수 상품 판매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사업본부신설은 수수료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이사장은 "한국거래소는 증시 밸류업을 위한 노력과 복수 시장 체제에 대비한 안정적인 거래 환경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6월 파생상품시장 야간 거래를 도입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시장 접근성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며 "외국인 투자의 국내 유입이 확대돼 한국 자본시장의 수요 기반이 확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