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을 맞이한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 회장들의 신년사 키워드는 '위기와 신뢰'로 축약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준금리 인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정국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내부통제 강화 등 신뢰 회복을 통해 위기를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시무식을 통해 "올해는 대내외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우리 사회 다양한 갈등 요소들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KB는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키실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KB는 고객과 시장에 변함없는 가치를 돌려드릴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며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산업 생태계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일류신한 과제를 완성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그리고 인구 고령화와 저출생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맞물려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처럼 지금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본연의 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부족한 손님 기반을 늘리고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를 아예 비상 경영 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2025년 그룹 경영 목표를 '신뢰받는 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핵심경쟁력 강화·그룹 도약 기반 확보'로 수립하고 금융의 본질적 가치인 '신뢰'를 가슴 깊이 새기며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반드시 거듭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그룹 목표 전면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근원적으로 혁신하고 윤리적 기업문화를 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4대 금융지주는 올해를 밸류업 본격 추진의 원년으로 삼았다.
양종희 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방안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상세히 말씀드렸다"며 "주주환원 강화와 자본비율 관리, RoRWA 제고와 함께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은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회장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밝힌 주주 및 시장과의 약속도 성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회장 또한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밝힌 주주, 시장과의 약속도 정교한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를 통해 반드시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함영주 회장은 "손님과 직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행복하고 이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세상을 향한 하나의 진심은 올 한 해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