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문학상은 김삿갓(난고 김병연)의 문학적 업적과 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 되어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영월군과 김삿갓문학상심사위원회는 "강희근 명예교수의 시집 ≪그러니까≫는 '무분별한 실험과 대책 없는 해체, 턱없는 난해와 지나친 이완 등의 속절없는 범람으로 혼돈의 와류에 빠져버린 21세기 초의 한국시를 구출할 수 있는 하나의 전범이 되고 있다'는 평과 함께 제9회 김삿갓문학상 수상자로 강희근 명예교수를 만장일치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희근 명예교수는 “난고 선생의 방외인 행각을 생각하면 가슴이 많이 아프고 시인으로서의 입장에서는 외로움을 함께 앓는 같은 도반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상은 60대 중진들이 받고 있는 상인 만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다른 때와 달리 한국시가 갈 길이 어디인가를 고려하면서 선택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이어 “10년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2~3일 간격으로 1편의 시를 올려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이 같은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의 보편성 확대를 이뤄냈다. 이러한 소통이 문단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강희근 명예교수는 경남 산청 출신으로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다. 이후 우리 시의 척박한 토양을 옥토로 개간하는 데 기여한 것은 물론 모든 상상력과 창의력의 세디센 기운으로 번번이 기름진 시들을 지어냄으로써 우리 시가 뻗어나가야 할 길을 탄탄히 닦아 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산에 가서≫, ≪연기 및 일기≫, ≪풍경보≫, ≪소문리를 지나며≫, ≪중산리 요즘≫ 등의 시집을 낸 바 있고, ≪우리 시문학연구≫, ≪시 읽기의 행복≫, ≪우리 시 짓기≫ 등의 저서를 냈으며,현재는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강희근 시문학 연구소장, 계간 시잡지 ≪시와 환상≫ 고문으로서 왕성하게 시작(詩作) 활동을 하고 있다.
강희근 명예교수의 열여섯 번째 시집 ≪그러니까≫에는 ‘안시리움’, ‘달아 마을’, ‘물앵두 나다’, ‘병원 가는 날’ 등 53편의 시가 실려 있다.
시집은 시인이 거주하는 진주 주변을 배경으로 하는 시편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대곡ㆍ이반성ㆍ수곡ㆍ지곡면 등을 비롯하여 진주 바깥의 경우 의령ㆍ통영ㆍ마산ㆍ합천ㆍ거제ㆍ순천ㆍ제주 등으로 폭이 넓혀진다.
시집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최현식 인하대학교 교수는 강희근 명예교수의 시를 “사람과 장소, 또는 배경의 정서적 유대를 뜻하는 토포필리아(場所愛)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여 강희근 명예교수의 시집이 주변 배경에 의한 미적 통찰에 집중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12일 오후 4시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김삿갓유적지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16회 김삿갓문화제 개막식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당선자에게는 상패, 1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수상자의 대표시가 담긴 시비가 건립되어 김삿갓유적지를 찾는 문학인들과 관광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