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주목받다 사드보복 이후 수익을 갉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시내면세점 운영을 지속할 수 있을까?”
현대백화점이 1호 면세점인 무역센터점을 오픈한 지 약 1년 만에 두 번째 면세점의 후보지를 공개한 후 든 생각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12일 두산과 두타면세점의 매장 임대, 직원 고용안정, 자산 양수도 등 상호 협력 방안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두산은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에 참여할 예정인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매장을 임대하기로 했다.
양측의 입장만 놓고 보면 둘 다 손해를 보는 계약은 아니다. 우선 두산은 600억원대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받은 금액으로 털어낼 수 있는 동시에, 연 100억원대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직원들의 고용불안 등에 따른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으로 운영해오던 매장과 직원 등을 확보하게 되면서 면세점을 오픈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오픈을 위한 준비에만 2년이란 시간을 투자했다.
하지만 시내면세점을 둘러싼 주변상황까지 고려했을 땐 현대백화점이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시내면세점 사업은 한화와 두산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마저 적자에 허덕이다 손사래를 치며 줄줄이 포기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편으론 현대백화점이라면 시내면세점으로 매출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든다.
면세사업은 규모의 경제 즉, 많은 점포를 확보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그전까진 비용투자가 필수적이다. 실제 한화나 두산은 단 1개의 점포만 운영하다 실패를 맛본 케이스다.
따라서 현대백화점의 이번 행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국내 면세사업자 빅(Big)4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그 동안 백화점사업을 영위하며 키워온 제품구매력까지 더해진다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