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피해자 코스프레
[e-런저런] 피해자 코스프레
  • 신아일보
  • 승인 2021.02.01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국 설 연휴가 끝나는 2월14일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물론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등 ‘사회적 거리두기’도 연장됐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에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느냐 여부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정부는 새해 들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300~400명대까지 떨어뜨린 ‘일등공신’으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꼽았다.

가뜩이나 ‘인구 대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이 같은 조치를 거둬들일 이유는 없었다.

다만 거리두기 단계는 상황이 조금은 달랐다.

아마도 하루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를 유지했다면 정부는 모임금지 조치는 연장하되, 거리두기 단계는 완화했을지도 모른다.

설령 단계 자체를 내리지는 않더라도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제한 조치는 일부 풀었을 가능성이 컸다.

물론 IM선교회발 집단감염의 여파로 확진자 수가 다시 500명 안팎까지 올라서는 등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부의 결정에 토를 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대구 신천지, 서울 사랑제일교회, 상주 BTJ열방센터에 이어 대전 IM선교회까지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교회 관련 집단감염이 한 가닥 희망이라도 부여잡고 있던 자영업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확진자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예배를 못하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던 한 교회 관계자의 푸념이 떠오른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정말 모르는 걸까?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