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시대’를 연 신아일보가 창간 20주년(2023년)을 시작으로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칼럼을 기획했습니다. 매일 접하는 정치‧경제 이슈 주제에서 탈피, ‘문화콘텐츠’와 ‘경제산업’의 융합을 통한 유익하고도 혁신적인 칼럼 필진으로 구성했습니다.
필진들은 △전통과 현대문화 산업융합 △K-문화와 패션 산업융합 △복합전시와 경제 산업융합 △노무와 고용 산업융합 등을 주제로 매주 둘째, 셋째 금요일 인사동에 등단합니다. 이외 △취업혁신 △서민기업이란 관심 주제로 양념이 버무려질 예정입니다.
한주가 마무리 되는 금요일, 인사동을 걸으며 ‘문화와 산책하는’ 느낌으로 신아일보 ‘금요칼럼’를 만나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인크루트가 국내 최초로 취업포털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1998년 이후 채용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만 해도 대기업 신입 공채 주도였던 채용 시장은 점차 경력직 수시 채용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이직이 큰 흐름이 됐다. 최근에는 프리랜서, N잡러, 긱워커 등 다양한 모습의 일자리가 생겨나면서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21세기 경제구조와 산업의 변화, 기술진보 등이 다양하게 영향을 미쳤다.
인크루트는 이렇게 진화하는 노동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최근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기업주문형 긱워커 플랫폼 ‘뉴워커’다. 현재 데이터라벨링, 이벤트, 채용평가, 크라우드소싱테스트, 호텔·컨벤션, 시험감독 등 6개의 카테고리로 긱(Gig·초단기 일자리)을 소개하고 있다.
긱워커는 업무단위, 수수료 등이 정해진 상태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초단기 임시 노동자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과 펜데믹을 거치면서 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는 ‘긱 이코노미’가 확산됐고 긱워커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아르바이트와 혼동될 수 있지만 긱워커는 본인이 일 하기를 원하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주중에는 본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주말을 활용해 긱워커로 활동할 수 있다. 또 초단기 일자리이기 때문에 부수입이 필요한 시기에 일회성으로 일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N잡러가 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 중의 하나는 ‘긱’을 구하는 것이다.
긱 이코노미가 이제 막 도래한 시장인 만큼 국내에서 긱워커에 관한 데이터가 많은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뉴워커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로 한국 긱 이코노미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계속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월 뉴워커에서 긱워커로 1회 이상 일한 개인회원 378명을 대상으로 한 ‘뉴워커 만족도 조사’를 참고했다. 궁금했던 것은 과연 ‘한국의 긱워커들은 누구인가’다. 뉴워커 조사 결과 2030세대가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20대가 39.1%로 가장 많았고 30대 비율도 33.8%에 달했다. 40대(19.3%), 50대(7.3%)보다 압도적인 수치였다. 이는 그만큼 MZ세대 사이에서 긱워커가 자연스러운 활동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뉴워커는 현재 긱워커들이 어떤 상태인지도 물었다. 가장 많은 응답자인 41%가 ‘직장인’이라 답했다. 이는 주중에는 본업, 주말에는 부업을 하는 ‘N잡러’들이 뉴워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직장인에 이어 구직자(28.6%), 학생(13.2%), 주부(9.3%)가 뒤를 이었다.
왜 뉴워커를 이용하느냐는 질문에는 79.1%가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라고 답했다. 최근 물가 상승 등에 따라 여유 수입을 얻기 위한 긱워커들의 비중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여유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라는 응답도 11.1%였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Statista는 2022년 기준 미국의 약 6800만명 근로자가 긱워커이며 2028년까지 그 수는 미국 내 근로자의 50%가 훨씬 넘는 90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의 경우도 통계청 조사를 기준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2022년 추산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 2600만명 중 1000만명이 긱 워커다.
긱이코노미의 성장은 노동의 기술대체로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긱워커의 노동이 현재의 부업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노동의 형태도 기업의 정기적인 고용에서 필요할 때 시행되는 업무단위로 진행될 것이다. 우리는 근로자가 아닌 고용주에게 종속되지 않는 자유노동자가 될 것이며 특히 작은 업무단위의 초단기 계약을 기업과 맺게 될 것이다.
'원할 때만 일하는' 수입으로 '하고싶은 일’을 하는 긱워커는 앞으로 노동시장의 진화를 선도할 ‘신인류’가 될 것이다. 이는 AI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실업을 기본소득이 메우는 상황의 현실성과 맞닿아 있겠다. 우리는 스스로 혹은 다음 세대를 위해 직업, 일의 의미와 이를 위해 진보해 온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맞이하러 나가야된다.
/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