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는 결집 촉구… 최민희, 거친 발언 논란까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에 불이 붙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이를 의식한 '친명(친이재명)계'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도 유죄를 받아 사법리스크가 더 커질 것에 대비해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특히 잠재적 대권주자인 '신(新) 3김'인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두루 띄우고 있다.
오는 12일1일에는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주축이 된 원외 모임 '초일회'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고, 내년 1월 모임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초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다만 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수록 당 내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지도부는 당내 결집을 촉구했다. 친명계 '신핵심'으로 꼽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교체는 대세이고, 이재명 대표는 그 중심"이라며 "주술을 2000번 해도, 아무리 잘못되게 판결해도 안 바뀌는 부동의 사실"이라면서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었다. 그는 "오판의 충격보다 더 큰 정권교체의 민의는 단단해질 것"이라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최종심은 국민 투표라는 게 입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무죄"라며 "조작 수사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고, 처음부터 유죄 결론을 짜맞추기 한 사법살인이자 정치 판결"이라고 강하게 표현했다.
이어 "이재명과 민주당을 죽이려 해도 더 강해진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걸어온 길이 그렇다"며 "죽은 사법정의를 반드시 되살리고 이 대표와 함께,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 더 강한 민주당, 더 하나 된 민주당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지도부가 당내 단속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위 높은 발언까지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현장에서 유튜버들과 만나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황정아 대변인은 18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에 발언에 대해 "당 차원의 생각은 아니다"면서도 "그렇게 생각할 수있다 의원 개별적 의견은 다를수 있다고 옹호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에서 다음 달 1일 김부겸 전 총리의 특강을 진행한다고 공지한 가운데 민주당 내 분열을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 상근부대변인은 "최 의원과 민주당은 반성은 커녕 홍위병 노릇만 자처한다"며 "'친명 완장'을 차고 광기에 빠져 조금의 이견도 허용치 않겠다는 비이성적 사고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라도 민주당은 사법부의 판결을 차분히 기다리며 정국 혼란을 키우는 비이성적 행동은 자제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확정 판결 받을 때를 대비해서 친명계의 당 지배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며 "그런데 비명계를 향해 협박하는 것 보다는 친명계를 향해 순장조, 순명조가 되자고 하는게 맞지 않겠나"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 대표 대법원 확정 판결 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는 '순명조 찐명'은 사실 없을 것이다. 그저 악에 받쳐 쌓아 올린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계파를 죽이겠다는 허망한 호통만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