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혹한 한파가 몰아치는 스타트업 시장에 따스한 바람이 올까. 실리콘밸리의 중심에서 내년 1월 펼쳐질 'UKF 82 Startup Summit 2025'가 신호탄이다. 이스라엘 유대인 커뮤니티를 모델로 한 글로벌 한인 창업자 네트워크 'UKF'가 준비한 이번 서밋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글로벌 무대로 가는 이정표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직면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투자 시장 위축으로 혹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좁은 국내 시장은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은 해외 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는 있다. 벤처기업협회 스타트업위원회의 출범과 함께 첫 활동으로 추진하는 이번 서밋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의 Fox Theatre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일반 콘퍼런스를 넘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실질적 플랫폼이다.
주목할 점은 100여 개의 현지 VC(Venture Capital)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Startup Pitching' 세션이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선발된 5개의 한국 기업은 실리콘밸리의 핵심 투자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혁신을 선보일 기회를 얻는다. 작은 씨앗이 비옥한 토양을 만나는 순간이다.
더불어 VIP 네트워킹 만찬은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귀중한 자리다. 현지 투자자들과 성공한 한인 창업가들과의 만남은 실리콘밸리라는 거대한 숲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와 인사이트를 얻는 기회다.
우리 스타트업은 선택의 기로에 있다. 좁은 국내 시장에 안주할 것인가, 광활한 글로벌 시장으로 도전할 것인가. UKF 82 Startup Summit은 후자를 선택한 기업에 든든한 발판이다. 겨울을 이겨낸 새싹이 봄바람을 타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듯이.
언제나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혁신의 중심이었다. 1950년대 윌리엄 쇼클리의 반도체 연구소를 시작으로 애플과 구글, 메타로 이어지는 혁신 기업의 요람이었다. 그 중심에서 이번 서밋은 한국 스타트업에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기술과 자본의 교류를 넘어, 혁신의 DNA를 공유하는 자리다.
UKF가 이스라엘 유대인 커뮤니티를 모델로 삼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작은 국가임에도 '스타트업 네이션'으로 성장할 수 있던 것은 강력한 커뮤니티의 힘이 있어서다. 우리 스타트업들도 이제는 개별적 도전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때다.
이번 서밋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새로운 이정표다. 벤처기업협회와 82스타트업, 그리고 코리아스타트업이 함께 준비한 여정에 더 많은 혁신기업이 동참하길 기대한다. 실리콘밸리의 봄바람이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약을 이끄는 순풍이 되길 바란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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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