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대전신세계, 연매출 1조 안팎
롯데 동탄·갤러리아 광교, 2년째 뒷걸음질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 4사가 가장 최근 오픈한 점포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업계 관심을 끈다. 신세계와 현대는 1조원 안팎의 매출로 성장했지만 롯데와 갤러리아는 기대와 달리 부응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머물게 할 만한 콘텐츠가 희비를 가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빅(Big)4의 최신 점포 실적이 엇갈린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신세계와 현대는 웃었고 롯데와 갤러리아는 그렇지 못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포는 2021년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이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1조19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68개 백화점 중 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더현대 서울은 오픈 첫 해 약 10개월간 6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23년 약 11개월 만에 매출 1조원을 넘겼다. 국내 백화점 역사상 최단기간인 오픈 2년9개월 만에 ‘1조 클럽’ 가입한 것이다.
더현대 서울은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와 공간을 선보였다. 특히 개점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1100여건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이색경험을 원하는 2030세대 취향을 공략했다. 실제 더현대 서울 매출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할 정도다. 여기에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K(코리아)패션, 글로벌 럭셔리, 인기 F&B(식음료) 등 최대 규모의 MD(상품기획) 개편에 돌입했다. 일례로 루이비통 멘즈와 프라다 워모, 런던베이글뮤지업 등이 서울 서부상권 최초 입점했다.
신세계가 2021년 8월 오픈한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도 연매출 1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대전신세계는 지난해 전년보다 약 2% 신장한 9510억원의 매출로 13위를 차지했다. 대전신세계는 아쿠아리움·과학관·스포츠시설·옥상정원 등 차별화된 콘텐츠는 물론 공간별로 향·음악 등을 큐레이션한 호텔도 연결시켜 지역고객 외 여행객들의 관심까지 얻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신세계는 최근 3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비통 유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머물고 싶은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지향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2021년 8월 문을 열었다. 롯데 동탄점은 500여개 패션 브랜드와 함께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예술·문화·F&B 등 체험 콘텐츠로 채워 볼거리·즐길 거리를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롯데 동탄점은 지난해 4228억원의 매출로 25위에 머물렀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약 2% 매출이 감소했다. 문제는 2023년에도 4%가량의 마이너스 성장해 반등하지 못하고 2년 연속 하락했다는 점이다.
갤러리아 광교도 다르지 않다. 2020년 3월 오픈한 이곳은 백화점 4사 출점 대전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러리아 광교는 국내 백화점 최초 유리통로를 활용해 전 층에 빛이 들어오게 했고 지역 최고의 명품 라인업과 VIP 라운지, 유명 맛집 50여개가 입점한 고메이494 등으로 차별화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매출은 5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정도 쪼그라들었다. 특히 매출 감소 폭이 AK플라자 분당과 현대백화점 동구점에 이어 세 번째로 커 후순위 점포에 21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갤러리아 광교는 2023년에도 전년보다 매출이 약 7% 떨어진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백화점 4사의 신규 점포 매출이 이색 콘텐츠와 핫플레이스 등에 좌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소비행태를 보면 조금 멀더라도 핫플레이스를 찾아가 소비하려는 경향”이라며 “유통기업들은 핫플레이스가 되고자 다양한 팝업스토어와 MD, 이벤트 등을 지속 유치하며 집객에 힘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더현대 서울과 대전신세계는 이런 면에서 고객들의 선택을 받다”며 “롯데 동탄점은 킬러 콘텐츠나 이슈가 부재하고 갤러리아 광교는 과거의 명품형 백화점 형태에 머물러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