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
[기자수첩]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5.01.22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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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내수시장이나 국제정세를 보면 기업경영을 하기에 녹록하지 못한 실정이다. 고물가·고환율에 저성장 기조로 인한 경기침체 장기화는 물론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성향이 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까지 ‘역대급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이 경제에 대한 인식이나 소비지출 계획, 주관적인 기대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데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전월보다 12.3포인트(p)나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보다 낮은 1.6~1.7%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보다 0.2%포인트(p) 낮춘 것이다. 미국 달러 대비 한국 원화의 가치는 지난해 10% 이상 하락하며 아시아 통화 중 최악이었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의 오너(Owner)나 CEO(최고경영책임자)는 신년사 등을 통해 핵심사업 즉 본업의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 토대를 다져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 사업을 혁신하며 롯데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고객을 제대로 알고 만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본업이다.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실행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철저히 준비된 자세로 성장기회를 포착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춰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고객과 시장,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도를 적극 실천하며 기존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면면을 보자니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는 옛 속담이 떠올랐다. 이 속담의 사전적 의미는 ‘뜻하지 않던 기회를 만나 자기가 하려던 일을 이룬다’다. 좋지 못한 상황에 처했지만 그조차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경우를 빗대어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한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어떻게든 넘어가게 될 산이다.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면 언젠가 끝날 일이다. 이런 가운데 기회는 반드시 생길 테고 그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신만 잘 차리고 있으면 된다. 그동안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달리느라 고달팠을 텐데 이참에 숨을 골라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면 생각의 전환이 이뤄지게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