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탄핵 등 영향에 당분간 분위기 전환 어려워"
대통령 탄핵 추진 등 정국 불확실성이 지속하며 주택 관련 주요 지표가 얼어붙는 모습이다. 주산연이 조사한 이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와 아파트입주전망지수가 모두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탄핵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하며 주택 시장 분위기 전환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22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주산연이 조사한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 대비 14.1p 내린 61.6으로 집계됐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주택 공급자 관점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100 기준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85 미만이면 주택사업 경기를 하강 국면으로 해석하고 8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판단한다.
이 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넉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10월 하락 전환했다. 11월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인다. 특히 이달 지수는 지난 2023년 1월 55.8 기록 후 가장 낮다.
주산연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함께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사업자들이 전망하는 주택 경기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공급자가 보는 입주 여건을 조사한 지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주산연이 조사한 이달 아파트입주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20.2p 내린 68.4로 집계됐다. 이달 지수는 2023년 1월 59.4 기록 후 2년 만에 가장 낮게 집계됐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매수 심리 위축이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위원은 "입주전망지수 하락은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와 계엄 및 탄핵 정국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분위기가 당장 바뀌진 않을 거로 전망했다. 탄핵 정국과 계절적 비수기 등 영향이 여전한 만큼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가격이 상승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택 시장 여신 환경 개선에도 탄핵 정국과 경기 위축, 겨울 비수기가 겹치며 냉각된 주택 시장을 녹이기는 제한적"이라며 "한번 움츠리기 시작한 거래 시장과 가격이 우상향으로 방향 전환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대출 규제와 거래 위축이 이어지고 있고 여기에 동계라는 계절적 비수기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집권당이 바뀌느냐에 따라 부동산 정책 방향이 바뀔 여지가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 심리 회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