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나눔의 삶을 실천하자
연말연시 나눔의 삶을 실천하자
  • 신아일보
  • 승인 2013.12.29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폐지 줍는 할머니에 4살 꼬마까지
추위마저 녹이는 기부천사들 선행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최근 폐휴지를 주어서 생활하는 70대 할머니가 “너무 작다, 더 못해 미안하다”며 15만원을 어려운 이웃 돕기 성금으로 선뜻 내놨다. 이 할머니의 하루 수입은 폐지를 주워 버는 2000~3000원에 불과하다.

본인도 도움을 받아야할 처지지만 선행은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또 중증장애인 부부는 한달 수입은 100만원 남짓하지만 해마다 14만4000원씩 5년째 기부하고 있다. 다들 어려울 거라던 임신에 성공해 건강한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덜 먹고 덜 입으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부란 이런 것이다”는 것을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어, 겨울 강 추위를 녹이는 훈훈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다소 떨어져 있다고 한다. 개인의 기부 발길도 줄어들고, 기업체의 기부액도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침체 등으로 살림살이가 한층 더 팍팍해진 것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따뜻한 나눔의 정신을 이어왔다. 불황을 맞아 자기의 생활이 팍팍해질 때 더욱 더 나눔의 손길을 모아왔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나 대량해고 등으로 실직자나 노숙자들이 양산되던 경제 혹한기에도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은 목표액을 초과했다.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던 2009년에도 공동모금회의 모금액이 23%나 증가했다. 어려울수록 이웃을 생각하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보여 준 것이다.

‘사랑의 온도탑’이 다시 온정의 불씨로 훨훨 타올라야 한다.
살림살이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겨울은 더욱 취약한 계절이다. 냉골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는 불우 이웃과 달동네에서 칼바람과 싸우는 저소득층들은 겨울나기가 힘겹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6분의 1이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있고, 노인 가구 2명 가운데 1명은 빈곤층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런때 사랑 나눔, 나눔의 실천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다. 비록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지만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과 기부문화가 더 확산돼야 한다.
기부는 나눔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더불어 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동력이 된다.

또한 정부의 재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보충해 준다는 점에서도 기부행위가 갖는 가치는 크다. 그래서 누구나 언제든 즐겁게 기부하고 쉽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너무나 많다. 돈이 없더라도 시간이 있고, 내가 지닌 재능이나, 아니면 따뜻한 마음 한 자락이라도 있다면 어려운 이웃과 언제든지 나눌 수 있다. 이번 겨울에 기부와 나눔을 몸소 실천해 보자.

2년 전부터 구세군 자선냄비에 큰 돈을 기부했던 얼굴없는 천사가 올해도 조용히 1억원을 놓고 사라졌다.

“지난 세월 고도성장의 주역이었지만 지금은 병마로 고통받는 불우 이웃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정성스런 편지도 써 있었다.
최근에 발견된 6800만 원짜리 채권에 이은 1억원짜리 수표, 작지만 아끼던 귀금속에 꼬마 천사들의 고사리 손으로 넣은 백원짜리 동전까지, 얼굴과 이름을 숨긴 천사들이 얼어붙은 세밑 거리에 사랑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훈훈한 나눔 사랑 소식으로 이번 겨울은 예년보다 더 넉넉해진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