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이라고 칭해도 되는 걸까. 그 옛날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몹쓸 병인 페스트의 위력이 이러했을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전 세계가 슬슬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나 아직 그 위력이 사라진 건 전혀 아니다.
국가별로 이번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 사람들은 긴급사태 속에 살고 있다. 이런 긴급 사태 속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다름 아닌 외식 산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원제한, 시간 제한 속 영업을 이어가야하는 외식 산업은 코로나 사태 2년을 맞이한 지금 어떤 희망과 절망을 가늠하고 있을까.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서 발행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재산업 영향 분석’에 따르면 2020년 4월 외식비 소비지출전망CSI는 전월대비 2.0p 하락한 75로, 외식 업계는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2020년 5월에는 전월대비 5.0p 상승한 80으로 나타났으나,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회복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외식 산업은 자구책으로 희망을 이어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자제가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레스토랑 매장으로의 소비자 방문이 감소한 반면, 배달앱 등을 통한 배달음식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2018년 1월 전체 온라인 거래액 중 3.8%의 비중을 차지하던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020년 4월 10.5%로 확대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 대행 플랫폼 기업 메쉬코리아의 2019년 매출액은 731억 원으로 전년대비 142.9% 증가했고.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 바로고의 경우, 2020년 1월 370만 건의 배달 대행 주문을 받은 바 있는데, 이는 바로고 창립 이래 최대 주문 건수로 꼽히고 있다.
또한 경기침체와 대중 장소를 꺼리는 소비 패턴으로 1 인·소규모로 이뤄지는 경제활동을 일컫는 ‘프라이빗 이코노미’가 외식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매장에 한 개의 테이블을 둔 ‘원테이블 레스토랑‘, 테이블 사이 칸막이를 배치해 ‘프라이빗 룸‘과 유사한 형태로 구성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배달대행 기업 외에 오프라인 외식 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고, 소비자는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리게 되면서 외식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으로 진 행 중 인 ' 외식업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19 영향 모니터링 조사’ 결과, 외식업체 95.2% 가 고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어떤 사태가 일어나게 되면 돈을 버는 쪽이 있고, 돈을 잃는 쪽이 나타난다. 현재 코로나 사태 2년째, 돈을 버는 쪽은 배달대행 기업으로 나타나고 있고 돈을 잃는 쪽은 전반적인 오프라인 매장들이다.
정부에서 위드코로나를 발표할 날이 곧 임박했다지만, 사람들의 관성을 무시하지 못한다. 특히 자신이 소비하던 패턴을 이어나가게 되는 소비 관성은 쉽사리 바뀌지 못하므로 코로나19가 초래한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장우철 중소기업미래정책연구소 대표
현) 중소기업미래정책연구소 대표
현)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 이사
현) 음식서비스 ISC 운영위원
현) 소진공, aT, 한식진흥원 심사위원, 전문위원
전) 농림부 민관합동 글로벌위원회 수출소위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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