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첫눈부터 대설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작년에 비해 기온은 다소 따뜻할 것으로 전망되기는 하나 우리가 느끼는 체감 온도는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어지러운 정국에 살을 에는 추위가 더욱 세차게 닥치는 요즘, 조금은 가벼운 주제로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다.
겨울철 건물 출입구를 보면 빨간색, 초록색 등 미끄럼방지 매트·발판이 설치돼 있거나 임시방편으로 종이박스·신문지가 놓여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건물에 대한 관리책임이 있는 자들이 불특정 다수 통행자의 안전을 위해 해놓은 최소한의 조치이며 배려다.
다만 그러한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겨울철 미끄러짐 등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해 법적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잦다.
'자연재해대책법' 제27조는 건축물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로서 그 건축물에 대한 관리책임이 있는 자는 건축물 주변 보도에 대한 제설·제빙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건축물 관리자의 구체적 제설·제빙 책임 범위 등에 관한 내용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민법 제750조는 과실에 의한 일반 불법행위를, 제758조는 공작물의 설치 보존상의 하자에 대한 공작물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건물 관리자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의 형사처벌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도 있는 등 별생각 없이 방치해놓은 건물의 결빙된 출입구로 인한 사고 이후 책임은 생각보다 중대할 수 있다.
관련 판례는 건물 관리자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와 출입구 바닥에 대한 제설이나 제빙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출입구를 드나드는 일반인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를 만연이 해태했는지 여부 등으로 그 책임 유무와 정도를 판단하곤 한다.
때문에 건물 소유자와 점유자 등 관리자들은 겨울철 미끄러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도 취해야지만 위의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겨울철 낙상사고의 경우 그 특성상 부상의 정도가 심해질 염려가 있고 고령자일수록 치명적인 부상 확률이 높아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간혹 뉴스에 보도되곤 한다.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노인들의 경우 신체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뼈도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기 때문인 것인데, 자료에 의하면 낙상은 우리나라 질병 발생 증가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65세 이상 노인 중 약 3분의 1은 매년 낙상을 경험하고 입원 환자의 50% 정도만이 1년 이상 생존한다고 한다.
이처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낙상의 위험성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겨울철 주의를 요하는 상황에서 건물주 등 관리자는 대중의 안전과 다양한 책임에서 자유롭기 위해 적절한 조치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건물 관리자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겨울철 보행자들의 주의도 각별히 필요하다.
일반 대중들 또한 겨울철 미끄러지기 쉬운 신발을 신지 않거나 무게 중심을 낮춰 항상 바닥을 보며 결빙돼 있지는 않은지 등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보행 중 핸드폰을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건물 관리자의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배려와 조치 그리고 보행자의 안전의식의 함양과 각별한 주의를 통해 매서운 겨울철 불의의 안전사고를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