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연거푸 뒷걸음을 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째 수출이 감소했다.
국가간 수출과 수입을 통해 생겨난 수지타산인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무역수지 적자는 225억8000만 달러에 달한다. 무역수지 적자가 이렇게 장기간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연속으로 적자를 낸 이후 처음이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면서 무역수지 적자를 가속화했다.
한국은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에 중점을 둔 수출주도형 산업화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1960년대에는 섬유의류, 합판, 가발 등 가공 경공업품이 주 수출품목이었지만 지금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첨단산업분야 물품이 주로 수출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한국 경제 성장의 알파와 오메가는 무역에 있다는 말도 과장은 아니다. 수출로 먹고살아야 하는 한국 무역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수출 구원투수로 K-콘텐츠가 올라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콘텐츠 산업조사’에 따르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달러를 기록했다. 가전(86억달러)이나 전기차(69억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대표 수출 품목이라 불러도 충분한 규모다.
같은 기간 게임산업 수출액은 86억7287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8%, 연평균 14.1%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게임은 콘텐츠 수출액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해 콘텐츠 수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수출역군이다.
특히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돼 콘텐츠를 넘어서는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블록체인 기술은 앞으로 게임뿐만 아니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DeFi(디파이 탈중앙화 금융), NFT(대체불가토큰) 등에 웹3.0 서비스에 핵심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성장 동력으로 국내에선 게임사들이 가장 주도적으로 역량을 모으고 있다.
넥슨과 컴투스그룹,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 3월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2023’에 참가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를 알리기 위해 주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게임사들은 게임을 넘어선 가치를 키우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된 시기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지녔다.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