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말연시 과음은 온갖 질환의 주범
[기고] 연말연시 과음은 온갖 질환의 주범
  • 신아일보
  • 승인 2024.1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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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부원장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회 평균 음주량은 소주 기준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이다.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음주 비율은 13.8%였다.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폭음하는 월간 폭음률도 37.2%에 달했다. 특히 연말연시면 평소보다 술자리가 잦아져 과음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의 과도한 섭취는 각종 소화기 장애를 일으키고 간 건강을 해친다. 술은 주로 기름지고 자극적인 안주와 함께 마시게 되는데 이로 인해 위산 분비량이 증가된다. 알코올은 몸의 근육을 늘어지게 해 식도 조임근이 이완된다. 술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독소가 식도, 위, 십이지장, 췌장 등의 내막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해 역류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술은 각종 간 질환을 일으킨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로 인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많이 축척된 상태로 음주를 계속하면 알코올 간염, 간경변증 등으로 이환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병증이 진행되면 오른쪽 상복부 불편감과 둔한 통증, 피로감, 나른함, 식욕부진 등이 나타난다. 알코올성 간염은 무력감, 피로감, 발열, 오심, 구토, 식욕부진, 황달 등이 생긴다.

알코올성 치매도 빼놓을 수 없다.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과다섭취로 뇌가 반복적인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다. 알코올은 기억과 판단을 포함한 사고과정을 매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교란시키는데 술로 반복되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세포가 사멸하고 뇌 위축을 초래한다.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 현상은 알코올성 치매의 전조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떨림, 보행 시 비틀거림 등 다른 증상도 유발한다.

음주로 혈관이 확장되고 심박수가 증가하며 혈압이 상승한다. 결국 심장에 부담이 되고 알코올성 심근병증,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유발한다. 만성적인 음주는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되며 알코올로 심장근육 기능이 저하되면서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무엇보다 각종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사회생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음주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음주량을 조절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하고 있는 적정 음주량은 1일 4잔 이내, 일주일에 2번 이내 마시는 것이다. 이는 65세 이하의 남성의 경우 소주 반 병, 여성 전체와 65세 이상 남성은 소주 2잔 이하다. 술을 마실 때는 수분보충 및 알코올 체내 흡수 지연을 위해 물을 많이 마셔주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신 후 체내에서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 번 음주 후에는 2~3일은 금주를 해야 한다. 간 질환은 증상이 나타날 때 이미 상당히 병증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음주를 즐긴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술을 마시기 전 영양가 있는 균형 있는 식단으로 식사를 해 간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안주는 생선, 해산물 등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대사 기능을 원활히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과음한 다음날에는 운동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운동을 해야 할 경우라면 근력운동보다는 가벼운 유산소운동이 부담이 적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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