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가조작에 철퇴를 가하라
[기자수첩] 주가조작에 철퇴를 가하라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5.09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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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무더기 증시 하한가 사태 이후 주가조작 이슈가 연일 입에 오르고 있다. 

SG증권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던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지난주 갑작스럽게 사표를 던졌다. 또 유진투자증권 직원은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혐의로 전일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러한 주가조작은 이번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엔 도이치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주가조작과 코로나19 진단 키트 관련주 주가조작 등이 있었다.

이 같은 주가조작을 두고 법원의 형량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상 처벌 수위는 낮은 편이 아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가조작은 제176조(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에서 규정하고 시세조종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손실액의 3~5배 이상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그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5배 이상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 벌금 상한액은 5억원으로 규정한다.

또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금액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하 징역으로 가중처벌 되며 주가조작 이익이 5억원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 양형 기준을 보면 주가조작 세력은 수십억원의 돈을 챙겨 가중 처벌을 받아도 최대 양형 기준이 징역 최대 15년에 불과하다.

실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3년간 91명의 계좌를 이용해 통정매매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약 106억원을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권 전 회장에 징역 8년과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고 81억원의 추징명령을 내릴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시세 조종 동기와 목적은 있지만 원했던 시세 차익은 얻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에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고 5억원 이하인 2억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으며 오는 30일 2심을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주가조작 사건 중 10명 중 4명은 집행유예에 그쳤다.

지난 2020년까지 5년 간 증권선물위원회가 고발하거나 검찰에 통보한 주가조작 사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6%는 기소조차 못했다. 기소를 해도 대법원까지 가서 실형을 선고 받는 경우는 59%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가 많아 주가 조작으로 벌어들인 돈이라는 걸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에도 수사당국이 부당 이득을 산정해내지 못하면 5억원 이하의 벌금에 그칠 수도 있을 가능성은 커진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가조작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정부는 이에 관련된 법안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해선 안 된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