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야심 차게 선보인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대환대출 인프라)'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저신용자에겐 그들만의 리그다.
2금융권의 소극적 태도에 정작 금리 인하가 절실한 중·저신용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셈이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금융소비자가 영업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한 번에 여러 금융사 대출금리와 한도, 대환 수수료 등을 비교해 대출을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금융사 간 대출을 실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조금이라도 싼 금리를 찾는 금융소비자의 관심이 확대되며 '머니무브'도 늘고 있다.
지난달 31일 출시한 대환대출 인프라는 출시 이후 1주일 만에 1만1647건, 약 3040억원의 자산이 이동했다.
문제는 은행에서 은행으로 이동한 대출 이동 비중이 전체 90%에 달한다는 점이다.
실제 첫날에만 총 1819건(약 474억원)의 대출 갈아타기가 이뤄졌는데 이중 이용건수 기준 95.7%, 이동 금액 기준 90.5% 등은 은행 간 대환대출이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19개 시중은행과 18개 저축은행, 7개 카드사, 9개 캐피탈사 등 총 53개 금융사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대출비교 플랫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고 있더라고 각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금융사의 대출 조건만 제시되기 때문에 모든 상품 비교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입점해야 한다.
현재 카카오페이에 입점한 저축은행과 캐피탈, 카드사 등 2금융업권은 8개사, 토스 11개사, 네이버페이 10개사 등이다. 이 중 카드사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뿐이다.
2금융권에서 대환대출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연체율 상승 등 업황 불황에 따른 소비자 이탈 우려다.
실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의 3월말 연체율은 5.07%로 지난해 말(3.41%)보다 1.66%포인트 상승했다.
리스크 관리에 바쁜 2금융권에서 금리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 경쟁을 벌이지 않으면, 사실상 1금융권 이동이 불가능한 중·저신용자의 대출 갈아타기는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중개 수수료 인하 지원' 등 2금융권 경쟁 촉진을 유도하고 중·저신용자 대환 대출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경쟁 촉진을 통한 금융소비자 금리 혜택 확대를 위해 출범시킨 대환대출 인프라가 정작 금리 인하가 절실한 중·저신용자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