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세대 간 견해차이가 심상치 않다. 젊은 층 중심으로 애플 아이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를 향한 비방까지 공개석상에서 언급된 것.
최근 가수 성시경은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그는 “얼마 전 어린 여자애를 만났는데 ‘오빠, 갤레기 써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갤레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또 한 여대생은 지난달 말 충주시 홍보공무원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 휴대폰(갤럭시)으로 저를 찍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 친구가 번호를 따였는데 상대방이 갤럭시 폰을 들고 있어서 엄청 당황했다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표현이 좀 거칠긴 하지만 삼성전자에겐 냉혹한 현실이다. 지난 7월 한국갤럽 설문조사 결과 18~29세 응답자 중 65%는 아이폰을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18~29세 여성의 아이폰 사용률이 70%를 웃돌면서 젊은 층의 아이폰 선호현상을 이끌었다.
일각에선 젊은 세대에게 갤럭시 시리즈가 아재(아저씨)들만 쓰는 저가 폰으로 각인 됐다는 해석이다. 일반적인 학부형들은 초등학생 자녀에게 스마트폰으로 갤럭시 S시리즈가 아닌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M 또는 A시리즈를 사주는데 이 같은 행태가 아이폰을 갖고 싶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도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고 서울 강남 한복판에 초대형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강남’의 오픈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갤럭시Z플립 시리즈를 내세워 20~30대 여성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바형 스마트폰이 보편화 된 상황에서 새로운 폼팩터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셈이다.
다만 한번 인식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애플처럼 프리미엄 라인업만 고집할 수도 없다. 사회적으론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을 다양하게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주길 바라는 분위기다.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저가 단말기 공급요청’에 대해 “더 확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삼성전자도 점유율을 고려하면 여러 라인업을 포기하긴 어렵다. 하지만 잠재 소비자인 아이들을 매혹하기 위해 중저가 라인업에 특별한 가치, 기능을 심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새 브랜드 론칭은 어떨까. 갤럭시 브랜드 내 혼재된 저가와 프리미엄 라인업을 분리해 각각의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하자는 뜻이다. 저가와 프리미엄 중 어떤 걸 떼어내 새 명칭을 붙일 진 선택의 문제다. 타업종이지만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독립 브랜드로 내세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