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적용된 새 회계제도(IFRS17)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 여파에도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이른바 '빅5 손해보험사(손보사)' 누적 당기순이익은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실적이 다시 회복하는 모습인데, 정작 당사자인 손보사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5조7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도입된 자율성에 기반한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에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제기되자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3분기부터 적용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회계제도 가이드라인이 실적 감소를 부를 것으로 우려했지만, 예상보다 좋은 성적에 한숨은 덜게 됐다.
다만 보험사별로는 희비는 엇갈렸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646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난 1조335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반면 현대해상은 전년 동기보다 24.6% 감소한 66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1년 전과 비교해 DB손해보험(1조3962억원)과 KB손해보험(6803억원) 순이익도 각각 4.9%, 2.8% 줄었다.
이는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적용과 함께 금리 상승으로 기존 채권 가격마져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와 함께 DB손해보험은 괌 태풍과 하와이 산불로 인한 일회성 비용(약 700억원)이 발목을 잡았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일회성 요인으로 순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3분기 보험계약마진(CSM) 순증액 3700억원(누계 8500억), CSM 잔액 12조6000억원이며 자동차보험 손익도 견조하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영향이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은 상황에 금융당국 상생금융 압력을 받게 됐다.
실제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로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하 폭은 1.5∼2.0% 내외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앞서 손해보험사들은 2021년 1%대 초반, 2022년 2%대 등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와 금융당국은 현재 자동차 보험료 인하 폭에 대해 조율 중"이라며 "금융 당국은 2.0% 이상의 인파 폭과 내년 1월 적용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