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은 G마켓(옥션 포함)과 SSG닷컴이 이끌고 있다. G마켓은 그룹이 2021년 6월 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인수한 1세대 이커머스 업체다. SSG닷컴은 2019년 3월 이마트에서 물적 분할돼 출범한 이커머스 업체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과 SSG닷컴을 이커머스 사업 양대 축으로 삼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지난해 6월8일 선보인 통합 유료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신세계그룹의 서비스·상품·공간을 하나로 연결하고 그 안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생태계’로 정용진 회장이 줄곧 강조해왔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는 G마켓과 SSG닷컴 외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등이 참여했다. 토스에서도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1년2개월차에 접어든 현재 그룹 계열사 추가 합류나 외부 파트너십 체결 등 더 이상의 진전은 없다. 론칭 당시 강희석 전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가 밝힌 “현존하는 멤버십 중 가장 강력한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이 되겠다”는 포부가 무색해졌다. ‘신세계’라는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실제 와이즈앱이 집계한 종합몰 애플리케이션 월 이용자 수를 보면 G마켓은 올해 4월 672만명, 5월 568만명, 6월 497만명 등 감소세다. SSG닷컴은 4월 153만명에서 5월 185만명으로 늘었지만 10위권 밖이다. 수익성 면에서 두 회사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G마켓과 SSG닷컴은 최근 2년간 976억원과 2142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용진 회장은 칼을 빼들었다. ‘2024년 임원인사’에서 옷을 벗은 강희석 대표에 이어 전항일 G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 대표도 물러났다. 이로써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 현장에 있던 3명의 대표 모두가 그룹을 떠났다. 특히 정 회장은 G마켓 대표 자리에 경쟁사인 알리바바코리아 출신의 정형권 총괄을 앉혔다. SSG닷컴 대표로는 ‘정통 신세계맨’ 최훈학 영업본부장을 발탁했다. 최 대표는 부임하자마자 사상 첫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이는 수장교체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궁극적으로 그룹 이커머스 사업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국내 소비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위축된 상황이다. 게다가 C(중국)커머스의 한국 공습이 매섭다. 빠른 배송과 포인트 적립에 강점이 있는 쿠팡과 네이버라도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신세계그룹은 후순위로 더 큰 위기에 놓인 셈이다. 신세계그룹이 새 인물들을 앞세워 이커머스 사업의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는 시도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