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집중호우에 침수피해↑…"재보험료 할증 불가피"
올 상반기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익분기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 차량이 쏟아지면서 내년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7개(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 손보사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0.1%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77.7%) 대비 2.4%포인트(p) 오른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로 본다.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보험사들은 이를 낮추기 위해 보험료 인상을 검토한다.
7개 손보사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총 95%에 달한다는 점에서 자동차보험 운영 상황은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보험사별로 보면 롯데손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화손보 81.8% △현대해상 80.7% △KB손보 79.4% △삼성화재 79.2% △메리츠화재 78.8% △DB손보 78.7% 순이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차량 운행이 늘면서 그만큼 사고 발생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차량 유지, 수리비 상승과 비싸진 신차 가격도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미친 요소다.
문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하반기에 더 오른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는 교통량이 많아지는 여름휴가와 더불어 장마철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 등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가 집중돼 있다.
실제 6일부터 23일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침수피해 차량은 3549대, 추정 손해액은 319억7400만원이다. 지난해 6~8월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 등으로 인한 침수피해 2395대, 175억원을 3주 만에 넘어선 수준이다.
손해율 상승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위험 분산과 보상 부담 완화를 위해 재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많은데, 침수피해 등으로 대규모 재보험금 지출이 이뤄진다면 재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며 “이는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