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패스X' 월정액 하향·네이버플러스 제휴로 고객 부담 완화
배달앱(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음식배달 업계에 훈풍이 불었는데 작년부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서부터 각 업체별로 다양한 이슈들이 불거진 분위기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새로운 수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2위로 올라선 쿠팡이츠는 멤버십 회비 인상 여진을 견뎌야 한다. 요기요는 2위 탈환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 hy는 자체 배달 인프라를 활용한 ‘노크’로 도전장을 냈다. 본지는 변곡점에 놓인 배달앱 4사의 현 상황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요기요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십수년째 지켜왔던 2위 자리를 후발주자 쿠팡이츠에 뺏겼다. 원년 멤버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체면을 구긴 셈이다. 요기요는 반등을 위해 수수료·구독료 인하 카드를 꺼냈다. 입점업체와 이용고객 부담을 낮춰 이탈을 막으면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을 영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운영회사인 위대한상상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었다.
요기요는 2012년 8월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후 △2015년 8월 업계 최초 ‘테이크아웃(포장)’ 론칭 △2016년 7월 업계 최초 ‘1인분 주문’ 도입 △2018년 11월 1만원 이하 주문수수료 폐지 △2019년 2월 업계 최초 ‘편의점·마트(현 요편의점·요마트)’ 도입 △2019년 8월 업계 최초 정기할인 구독 프로그램 ‘슈퍼클럽(현 요기패스X)’ 론칭 △2021년 10월 업계 최초 ‘다회용기’ 제공 등 서비스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
요기요는 중개수수료율을 사업 시작 당시 설정한 주문건당 12.5%를 유지했다. 요기요는 또 별도의 광고료나 배달유형에 따른 배달료를 입점업체들에 부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는 요기요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위대한상상의 2023년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요기요는 지난 2년간 17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요기요는 최근 중개수수료를 내렸다. 서비스 출범 12년 만에 처음이다. 요기요는 이달 1일 기존보다 22% 저렴한 9.7%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했다. 매출 성과가 낮은 입점업체들에 대해서는 업계 최저 수준인 4.7%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요기요가 올해 5월13일부터 7월14일까지 8주간 새 요금제를 시범운영한 결과 주문 수가 20% 증가한 입점업체는 전체 32%에 달했다. 100% 이상 상승한 입점업체 비중은 13%였다. 요기요는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전국으로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요기요는 이와 함께 올해 4월 ‘요기패스X’ 구독료를 2900원으로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9900원에서 4900원으로 큰 폭의 인하에 이어 두 번째 조정이다. 고객 부담을 덜어 지속적으로 배달앱을 이용하도록 묶어두기 위함이다.
요기요는 특히 지난 6월26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으며 고객층 확대에도 나섰다. ‘요기패스X with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플러스 회원(패밀리 멤버 포함)이라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요기요 무료배달과 포장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해당 멤버십 가입자 수는 제휴 한 달 만에 약 30만명 증가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중개수수료 인하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 발표 당시 “입점업주들의 부담을 줄여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더 많은 고객에게 요기요의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요기요의 이런 전략 변화는 배달앱 순위가 기존 2위에서 3위로 한 단계 하락한 탓으로 읽힌다. 요기요는 올해 3월 모바일인덱스 기준 571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하며 626만명인 쿠팡이츠에 밀렸다. 가장 최신 데이터인 7월 MAU는 쿠팡이츠 754만명, 요기요 553만명으로 격차(55만명→201만명)가 더 벌어졌다.
한편 GS그룹 오너 4세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경영전략SU장)이 올해 2분기 위대한상상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됐다. GS리테일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와 특수목적회사 CDPI를 설립하고 위대한상상을 인수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허 부사장이 요기요의 흑자전환과 이를 위한 마케팅전략 수립에 힘을 실을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