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과 증권주가 지난 5일 증시가 폭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10% 이상 상승세다. 양호한 실적과 밸류업 공시 등에 따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승세는 내달 밸류업 지수 발표 등으로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지난 21일 기준 913.47로 지난 6일(종가 기준, 819.48) 대비 13.67% 올랐다. 같은 기간 KRX 증권지수는 800.69로 16.91% 상승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도 올랐다. KRX 은행지수는 0.46→0.51, 증권은 0.45→0.51로 뛰었다.
이 같은 금융주 상승세는 이달 초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내달 밸류업 지수 발표 기대와 상반기 대체로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면서 가격 측면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달 12일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서 "정부는 9월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할 것"이라며 '밸류업 계획 공시 및 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여러 세제 혜택이 지원방안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30조원에 육박하는 이자 이익을 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 이자 이익은 29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4000억원이 증가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급등락 환경 속에서도 은행주들의 주가 흐름은 타 섹터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충당금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적 안정성과 이익가시성이 높다"며 "또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예정 등 밸류업 주도주로서의 기대감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시장 대비 초과 상승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는 대형사(미래, 한투, NH, 삼성, KB, 신한, 하나, 키움증권)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대형 증권사는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조9169억원, 1조4211억원으로 전 분기에 이어 우수한 실적을 시현했다.
이들은 리테일 부문의 견고한 영업 기반과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1조5000억원을 상회하는 위탁매매 수지를 창출했다. 또 주가지수와 금리 변동성 완화로 상품 운용 손익도 우수한 수준을 기록했다. DCM 시장 확대와 인수금용 실적 개선 등으로 투자은행 부문 실적도 상당 수준 회복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실적 개선 및 밸류업 공시 등에 따라 향후 주주환원 확대가 예상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