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해지율 원칙모형 압박…울며 겨자 먹는 손보사
보험해지율 원칙모형 압박…울며 겨자 먹는 손보사
  • 권이민수 기자
  • 승인 2024.11.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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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역대급 실적, 삼성·DB·메리츠·현대해상·KB 6.7조원
금융당국 '로그·선형 모형' 압박에 "손보사 지각변동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은 올해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금융당국 압박에 못 이겨 무·저해지 손해율과 해지율 원칙모형 '로그·선형 모형'을 선택할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예상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원칙모형 외에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예외모형을 뒀지만 보험사들이 예외모형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자 원칙모형 선택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빅5 손해보험사는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조691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순위별로는 삼성화재가 1조8344억원의 순익을 달성해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이어 △DB손해보험(1조5780억원) △메리츠화재(1조4928억원) △현대해상(1조464억원)△KB손해보험(7400억원) 순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장기 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손익 감소를 경험했지만 보험계약마진(CSM) 상각과 보상 효율 관리 등을 통해 흑자 구조를 이어가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보험사들은 맘껏 축배를 들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저해지 손해율과 해지율 '원칙 모형'을 금융당국이 사실상 강제하면서 실적 전망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위원장은 보험업계와 회계법인 대표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 "실적 악화를 감추고자 예외 모형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근시안적 실적경쟁에 얽매여 IFRS17 원칙과 도입 취지를 훼손하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사실상 원칙모형 선택을 압박한 셈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원칙 모형은 '로그·선형 모형'이다. 

원칙모형은 무·저해지 보험 손해율을 보수적이게 가정하면서 보험사 실적과 보험계약마진, 지급여력비율(K-ICS) 등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특히 무·저해지 상품 비중이 높을수록 그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무·저해지 보험은 기존 대비 30%가량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납입 기간 중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수익성이 높아 보험사들의 판매량이 많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초회보험료 중 무·저해지 보험의 비중은 △삼성화재 63% △DB손해보험 39% △메리츠화재 34% △현대해상 22% △KB손해보험 28% 등이었다. 

보험사별 무·저해지 보험의 비중과 판매 기간이 다른 만큼 실적을 두고 순위 변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순익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곳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mins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