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폐지에 대한 입장을 내보였다. 김동명 LG엔솔 사장과 이석희 사장 모두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된다해도 IRA 폐지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월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 18명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원장에게 IRA 폐지 반대 공식 서한을 제출했다. LG엔솔을 비롯한 SK온, 삼성SDI의 미국 현지공장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지배하고 있는 주에 위치했는데 IRA 세액 공제 혜택을 폐지할 경우 해당 주에 대한 민간 투자가 저해될 수 있다는 의견 전달했다.
IRA가 게시된 이후 현재까지 미국 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투자한 금액은 2650억달러(약 37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80% 이상의 지원금은 공화당 우세 지역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조금 집행 이후 미국 전역에는 33만4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미국 현지 언론 역시 IRA 폐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최근 포브스는 존스홉킨스 대학교 넷제로 산업정책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IRA 폐지로 인해 경쟁국가들로 부터 투자 기회를 뺏길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존스홉킨스 연구소에 따르면, IRA 폐지는 66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투자 기회를 미국의 경쟁국들에게 넘겨주게 되고 미국은 최대 500억달러의 수출 손실을 겪게 된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정권은 과거 임기 시절보다 더욱 강력한 정치적 힘과 단합력을 보유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임기시절 공약 이행률이 25%에 불과했다. 버락 오바마의 45%와 조 바이든의 55%에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인데 당시 공화당의 내부 집결도 문제와 중간 선거 패배가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연방 의회 선거에서는 달랐다. 공화당은 상원 의원 53석을 차지하며 과반을 달성했고 하원 의원 선거 역시 21일 기준 218석을 얻어내 민주당 213석을 제압했다. 이와 더불어 행정부를 견제하는 대법원 대법관 역시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입법 기관과 행정 기관 모두를 장악한 것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의 선거 전략을 세우고 자금을 관리하는 RNC(공화당 중앙 위원회) 공동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미국 정치의 핵심인 돈줄을 쥐락 펴락 할 수 있는 RNC 마저 점령하게 된 트럼프의 정치적 입김은 더욱 강력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해 온 IRA 폐지. 이에 반대하던 18명의 의원들 역시 트럼프와 공화당의 정치적 압력에 입장을 뒤집을 가능성은 다분하다. 기자가 즐겨 보는 유튜버의 말을 인용해보자면 "국제정치는 야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계 리더들이 방심하지 않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