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실적은 올해 3분기 기준 개선됐지만, 비용절감과 트럼프 효과로 추가금리 인하 여파 등으로 앞날은 불투명하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은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 총 2조2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747억원)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신한카드는 3분기에도 55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1위를 수성했다. 전년 동기(4691억원) 대비 17.8%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5314억원을 달성하며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전년 동기 대비해 23.6%(1014억원) 늘었다.
이어 △KB국민카드 2724억원(35.9%↑) △현대카드 2400억원(6.3%↑) △하나카드 1844억원(44.9%↑) △우리카드 1402억원(19.4%↑) △BC카드 1251억원(87.3%↑) 순이다.
롯데카드는 작년보다 72% 감소한 1025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교통카드 부문인 '로카모빌리티'를 지난해 매각하면서 20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본 탓에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해도 순익 감소율은 38.9%에 달한다.
다만 카드사들은 실적이 개선돼도 앞날은 막막하다. 본업이 아닌 비용절감에 발목을 붙잡혔다.
업계 관계자는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비용절감과 부대사업의 수익으로 연명하고 있다"며 "이번 수익개선은 불황형흑자"라고 설명했다.
실적개선에 한몫한 카드론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은행권을 넘어 카드업계까지 확장될 예정이어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NH농협카드까지 포함한 국내 9개 전업 카드사의 10월말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말 41조6869억원보다 약 5332억원 불어난 것으로, 역대 최다였던 8월 말(41조831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카드론을 줄여가고 있지만, 비교적 잔액이 적었던 일부 카드사에서 카드론을 확대하면서 전체 잔액이 크게 늘었다"며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점도 카드업계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져야 수익성이 개선된다.
현재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3.323%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내린 지난 11일 3.365%와 비교하면 0.042%p 하락한 수준이다.
그러나 2020년 1% 초반대, 2021년 말부터 2022년까지 2% 초중반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원·달러 확률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금리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는 여전채를 통해 수익을 내는 만큼, 기준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추가 금리 인하의 불확실성, 내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차주들의 상환능력 저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슈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으로 수익성 개선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