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30일, 군산 월명공원에 자리한 ‘의용불멸의 비’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깊은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는다. 이는 1945년 군산 경마장에서 순직한 고 권영복 대장 외 여덟 분의 의용소방대원을 기리기 위한 자리이다.
당시 군산 경마장에서는 보초를 서던 미군 헌병들이 모닥불을 피우다 1차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남아 있는 다량의 화약이 다시 폭발할 위험이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의용소방대원들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화약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던 중, 2차 폭발로 인해 순직했다.
그날 그분들의 희생적인 활동이 없었다면 남아 있던 화약이 연쇄 폭발하면서 군산은 더 큰 비극의 현장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참사를 막아낸 이들의 용기와 헌신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숭고한 것이다.
이 아홉 분의 의용소방대원들은 당시 정식 공무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안위를 돌아보지 않고 가장 위험한 곳으로 나아갔다. 이러한 희생과 책임감이 있었기에 오늘날 군산소방서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존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 소방은 이들의 숭고한 정신 위에 서 있다. 그들이 남긴 교훈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가 아니다. 이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며, 모든 소방인에게 주어진 사명과 같다.
매년 열리는 추모 위령제는 단순히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 공동체의 안전과 행복이 무엇에 의해 지켜져 왔는지 되새기고,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다짐하는 시간이다. 군산소방서는 아홉 분의 헌신을 가슴 깊이 새기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