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자료 보강해 상황 반전…법원, 일반파산채권 약 206억원 인용
한신공영이 하동지구개발사업단과 하동군을 상대로 제기한 '갈사만 조선산단 공사' 관련 미지급 공사대금, 손해배상금, 대여금 청구 소송 2심에서 일부 승소를 끌어냈다. 2019년 6월 1심 패소 후 근거 자료를 보강해 5년 반 만에 상황을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법원은 한신공영의 청구액 중 약 206억원을 일반파산채권으로 인용했다. 후순위파산채권을 더하면 배상 규모는 3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 항소심 일부 승소
2일 서울고등법원 제6-3민사부(판사 이경훈·김제욱·강경표) 판결문과 한신공영, 하동군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하동지구개발사업단 소송수계인 파산자 하동지구개발사업단 파산관재인(이하 하동지구개발사업단)과 하동군을 상대로 제기한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공사' 관련 공사대금 등 청구 항소심(2심)에서 지난달 27일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6-3민사부는 한신공영이 청구한 하동지구개발사업단에 대한 일반파산채권 약 641억원 중 약 206억원을 인용했다.
206억원은 법원이 인정한 미지급 공사대금 원금 약 126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약 3억6000만원, 공사계약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원금 약 65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약 8억6000만원, 한신공영이 하동지구개발사업단에 대여한 원금 2억원과 이에 대한 약정이자 약 1700만원, 대여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약 1억600만원으로 구성된다.
또한 서울고법 6-3민사부는 일반파산채권에 더해 하동지구개발사업단 파산 선고일인 2018년 4월17일 이후 발생한 이자와 2심 판결일 다음 날부터 발생 예정 이자를 의미하는 '후순위파산채권' 산정 비율을 제시했다.
미지급 공사대금 원금에 대해선 하동지구개발사업단 파산 선고일부터 이번 2심 판결일인 2024년 11월27일까지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를 하동군이 한신공영에 지급토록 했다. 손해배상 원금에 대해선 파산 선고일부터 2심 판결일까지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를 변제토록 했다. 대여 원금 후순위파산채권 산정 비율은 파산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로 판결했다.
◇ 하동군 "선방"…한신공영 "성공"
하동군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신공영의 이자 포함 964억원 규모 청구 소송에서 284억원 규모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동군은 2심 법원이 산정한 일반파산채권 206억원에 후순위파산채권(이자) 약 77억원을 더해 한신공영에 최종 지급할 금액이 총 284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법무법인 변호사와 공무원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자를 포함해도 1심 청구 원금 431억원보다 적은 판결을 끌어냈다고 자평했다.
1심 패소를 2심 일부 승소로 바꾼 한신공영 역시 이번 판결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신공영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016년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약 431억원을 청구하는 소(訴)를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2019년 6월 1심 판결에서 기성고 비율에 관한 주장이나 입증이 없다며 한신공영이 주장한 미지급 공사대금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신공영은 1심 판결 다음 달 항소를 제기하고 근거 자료 보강에 나섰다. 하자 감정과 공사대금, 책임준공의무 위반 등에 관한 감정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청구 취지·원인 변경 신청서도 냈다.
2심 법원은 한신공영의 청구와 추가 자료, 하동군의 항변을 검토해 1심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미지급 공사대금 중 일부를 인정했다.
하동군이 총지급액을 284억원 규모로 산정한 것과 달리 한신공영은 변제 기간을 고려했을 때 지연 이자 포함 총 300억원가량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1심 패소를 바꿔 2심에서 300억원에 달하는 배상 판결을 받아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갈사만 조선산단 공사 관련 추정 손실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둔 상태라 이번 판결로 지급받는 금액은 이익으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