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뭣이 중헌디"
[기자수첩] "뭣이 중헌디"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12.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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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나라 경제에 비상계엄,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핵폭탄 리스크가 떨어졌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되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주일마다 탄핵소추안을 재발의 하겠다고 밝혔고, 그에 따른 국민의힘의 투표 거부 등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그사이 우리나라 경제는 무방비로 박살날 위험에 처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30분 예고 없던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 중 1430.0원까지 뛰었다. 이어 4일 오전 12시 20분에는 1442.0원 고점을 찍었다. 이는 2022년 10월25일(장 중 고가 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6일 오전 10시 53분께는 원·달러 환율이 1429.2원까지 오르면 1430원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이 기간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은 두드러졌다.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총 1조85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953개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67개, 코스닥시장에서 686개다. 

외신의 평가는 냉정했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옳다는 걸 윤 대통령이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또 "윤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령 도박에 대한 대가는 한국의 5100만 국민들이 할부로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의 기괴하고 성급한 행동으로 인해 한국 정치가 마비됐으며 이로 인해 일본, 미국 등 주요 외교 파트너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이 지도자의 축출 가능성을 초래할 수 있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 국방부 장관의 한국 방문 계획이 취소되고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도 무기한 연기됐다. 카자흐스탄 국방장관회담과 스웨덴 총리, 싱가포르 국회의장, 일본 전직 총리의 방한도 불발됐다.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에 따른 경제적 위기 상황)에 내몰린 한국 경제를 위해 윤석열 퇴진 로드맵이 아닌 2025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경제정책방향 등 경제 로드맵이 먼저 추진돼야 한다.  

계엄령 선포 6시간 만에 철회를 이끌어낸, 여야를 초월한 국회의 단합이 절실한 시점이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