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초단기 적금 상품’이 외면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용 한도는 물론 만기가 매우 짧다 보니 금리가 높더라도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또한 주 이용자가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상품 출시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초단기 적금 상품을 출시한 저축은행은 전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 단 두 곳(2.5%)에 불과하다.
초단기 적금 상품은 만기가 짧게는 30일부터 길게는 6개월까지 짧은 대신 금리를 기존과 비교해 높게 설정하는 금융 상품이다.
그간 저축은행들은 만기 최소 100일 이상부터 적금 상품 취급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9월 저축은행 표준 규정이 개정되면서 적금 상품 최소 만기일은 30일 이상 짧아졌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선 가입 기간이 짧아 현금 유동성 확보에 용이하다. 다만 한정된 금액이 워낙 소액인 데다, 마케팅 동의 등 조건도 달려있어 수고에 비해 이자는 티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실제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최고 연 12% 금리, 31일 만기 초단기 적금 상품의 최소 납입금은 1000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다.
예컨대 가입 기간 하루도 빼지 않고 5만원씩 입금했다고 가정할 때 원금은 155만원, 세전 이자는 8153원이고 실제 이율은 0.52%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이 출시한 최고 연 9.6% 금리를 제공하는 48일 만기 적금 상품은 기본 금리 4.8%에 4800원 또는 9600원 중 선택해 48회차를 납입하면 우대금리 4.8%포인트(p) 혜택을 볼 수 있다.
해당 상품도 48일간 매일 9600원씩 납입 시 원금은 46만800원이며, 세전 이자는 2969원이다. 매일 4800원 납입 시 원금은 23만4000원, 세전 이자는 1485원이다.
저축은행업계가 규제 완화에도 초단기 적금 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타 금융권보다 이용자 수가 적고 상대적으로 비대면 인프라가 취약한 점도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이용자 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처럼 많지 않고 주 이용층 역시 고령층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에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기 어렵다”며 “시중은행, 인뱅처럼 앱 활용 등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뒤처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부분에 있어서 인뱅, 시중은행보다 유리하지만 마케팅 부분에 있어서 비용이 많이 투입돼 고객 입장에서 상품 출시 여부를 잘 모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초단기 적금 상품은 젊은 이용자 확보에 도움이 돼 점차 확대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 자체가 이벤트의 성격이 강한 만큼 저축은행 미래 이용층인 젊은 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며 “관련 상품 출시 규제 완화가 된 지 얼마 안 됐고 다양한 상품이 나온다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