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지러운 정치 상황 속에 경제마저 얼어붙으면서 주위에 이웃을 돌아보는 미덕이 줄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이웃을 돌아오는 미풍양속을 지켜왔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사랑의 온도탑이 43도에서 18도로 급격히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작년보다 57%나 떨어졌다.
연탄은행도 사정은 어렵긴 매한가지다. 2015년과 비교해 연탄기부가 약 36%나 줄어들어 연탄은행 관계자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유난히 기부의 심리가 위축된 가장 큰 이유는 ‘최순실 사태’로 인한 어지러운 정국을 꼽을 수 있다. 혼란스런 정치상황과 함께 얼어붙은 경제도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모든 관심은 정치와 경제에 집중됐다.
물론 혼란스런 나라를 걱정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라가 혼란스런 가운데서도 당장 하루하루 생계가 힘든 이들은 있다.
또 올해 강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연탄 한 장이 없어 추위에 떠는 이웃도 우리 주위에 많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서는 것도 물론 의미 있지만, 이런 와중에도 혹한과 맞서고 있는 불우한 이웃들을 한 번쯤은 되돌아봐야 한다.
기업들도 이웃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최근 한국기부문화연구소는 기업들이 ‘최순실 게이트’로 재단이 ‘비리의 온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생겼기에 기부를 꺼린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별개의 문제다. 기업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통해 이웃돕기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나라가 혼란스럽지만 우리 주위에 이웃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