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애증의 벚꽃
[데스크 칼럼] 애증의 벚꽃
  • 신아일보
  • 승인 2017.04.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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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편집부 팀장
 

당신이 생각하는 봄꽃은 무엇인가.

봄의 전령사로 손꼽히던 개나리와 진달래가 벚꽃에 그 자리를 내줬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는 벚꽃이 봄의 전령사가 된 것은 확실하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라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노래는 이미 국민 봄 가요로 자리매김 했다.

4월에 들면서 전국에서는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진해군항제는 물론이고 하동, 경주, 경포대, 제주, 구례, 제천, 김제, 대구 등 전국이 분홍빛 벚꽃으로 물들어 있는 가운데 서울 역시 벚꽃축제가 시작되고 있다.

벚꽃은 만개했을 때도 장관이지만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도 매우 아름다워 축제 끝 무렵까지도 큰 인기를 끈다. 꽃잎이 유독 얇고 하나하나 흩날리듯 떨어지는 모습은 마치 꽃비가 내리는듯한 모습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축제가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물론 축제장을 찾기 위한 발걸음들로 전국 축제장들이 가득 차곤 한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봄 데이트 필수장소로 벚꽃축제를 꼽기도 한다.

하지만 벚꽃축제가 썩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일례로 여의도에 거주하거나 여의도에 직장을 둔 사람들은 벚꽃 시즌이 가장 싫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그 이유로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불법주차가 극심해지고, 거리 곳곳이 쓰레기장으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평소 여의도에서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소 10~15분 남짓이라면 벚꽃축제 기간에는 두 배 이상 소요된다. 윤중로 일부구간의 통제 때문인데 일분일초가 귀한 출퇴근시간을 소비해야만 하는 직장인들은 열흘 남짓한 축제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거리마다 자리한 잡상인들과 위치 좋은 식당가의 횡포도 눈에 띈다. 여의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지역으로 손꼽힌다.

점심식사 메뉴가 보통 7000~8000원을 넘으며 커피 한 잔의 가격도 5000원을 훨씬 웃돈다. 그렇게 비싼 가격을 자랑하면서도 벚꽃축제 기간만 되면 시즌메뉴랍시고 훨씬 더 비싼 메뉴를 내놓는 가게들도 적지 않다.

예전에는 벚꽃축제 기간이라 해도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만 관광객들이 몰리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평일?주말 가릴 것 없이 축제장을 찾는 발걸음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주말에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평일 낮시간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 축제장을 찾곤 한다.

축제 기간이 엄청나게 긴 것은 아니다. 길게는 열흘에서 보통 일주일, 짧게는 2~3일내로 끝나는 그 축제기간 하나 이해 못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매년 열리는 축제이고, 매년 되풀이되는 컴플레인이다. 교통통제와 같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의 문제는 여의도 직장인이나 여의도 주민들의 넓은 아량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불법주차, 쓰레기 무단투기, 잡상인, 시즌 메뉴 등 일부의 양심이 달린 문제는 충분히 개선할 수 있고 개선해야만 한다. 그래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내년 축제를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아라 편집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