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文정부, 공공일자리보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해야
[기자수첩] 文정부, 공공일자리보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해야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6.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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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자동차생산 순위에서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015년만 해도 455만대로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였다.

하지만 작년에는 422만대로 줄면서 인도(448만대)에 밀려나 6위로 떨어졌다. 올해에는 6위 자리마저 멕시코에 내줘야 할 판이다.

실제 올해 멕시코의 1분기 생산량은 99만4560대로 한국보다 4만6411대 적다. 지난해 1분기에 한국은 멕시코보다 22만9896대 더 많은 자동차를 만들었다. 한국과 멕시코의 생산량 격차가 1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 내수가 정체됐고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이 새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노동 유연성이 부족해 국내공장 증설이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수출물량이 늘지만 생산 라인을 확장하는 것은 고용과도 연결돼 있다”며 “정부 시책과도 맞는 일이지만 수출물량은 변동성이 크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면 라인증설이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멕시코는 자동차 시장 자체가 확대될 여력이 크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멕시코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한국의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멕시코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이처럼 완성차 회사들은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공장 신설은커녕 증설조차 꺼리고 있는 모양새다.

신흥국 자동차 시장이 커지며 한국이 생산량 순위에서 밀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한국 자체의 문제로 생산량 감소가 나타나는 것은 우려스럽다. 자동차는 전후방 산업 간 연관 효과가 크고 고용도 많이 창출되는 전략산업이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한국의 생산량 감소는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비롯된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런 문제에도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보단 공공부문 일자리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11조원대 추가경정예산안을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처리했다.

공공 부문 일자리 7만여개와 창업 지원·복지 확대 등으로 4만개에 달하는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골자다.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늘어나겠지만 이것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간 부문까지 자극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창출될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규제완화를 통해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결국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