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이혜훈' 수난시대… 왜?
'홍준표·이혜훈' 수난시대… 왜?
  • 우승준 기자
  • 승인 2017.08.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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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혁신안 '삐걱', 바른정당 '해프닝' 맴돌아
▲ (왼쪽부터)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사진=연합뉴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 내부에선 홍 대표식 혁신에 반발하는 조짐이 감지됐고, 바른정당 내부에선 당직자들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야당 대표들이 수난을 직면한 셈이다.

홍 대표는 자신의 분신 격인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이 당 혁신 과정에서 다양한 뒷말이 나오자 고개를 숙였다. 혁신위 물론 삐걱거리는 상황이다. 혁신위는 지난 2일 혁신선언문을 발표했으나 '회귀선언문'이라는 빈축을 샀다. 선언문에 촛불혁명에 부정적인 입장이 녹아있던 것이다.

혁신위는 혁신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의 폭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시민적 덕성의 함양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말했다.

이에 정진우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의민주주의는 대중의 직접적 의사표출을 더욱 권장하고 독려하며 발전해 가야 한다"며 "광장 민주주의에 적의를 드러낸 한국당의 혁신선언은 전 세계의 극찬을 받고 있는 촛불혁명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혁신위의 선언문이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한국당 소속 중진급 의원들이 조만간 집단 회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중진 의원들은 회동을 통해 '홍준표식 혁신작업'에 대한 제동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의 상황도 홍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혜훈호 출범 후 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에 이어 서울시당위원장까지 스스로 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당 안팎에선 당직자들의 줄사퇴와 이 대표 리더십이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실제 바른정당의 서울시당위원장인 박인숙 의원은 당협위원장 인선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에서 사의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최근 당에 영입한 방송인 박종진씨를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했고, 박 의원에게 통보만 한 것이다.

박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당 위원장인 나와 상의 없이 '통보'만 한 것이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바른정당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항변했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당직자들 간 갈등설은 낭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협위원장 임명은 시당 위원장의 권한이 아니다. 당헌·당규에 따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박 전 앵커를 선발,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 대표가 선발했다. 당시 조강특위에서 박 의원에게 진술 기회를 드렸다. 조강특위가 박 의원과 상의를 할 때 불만 표시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오신환 의원(수석대변인)은 대선 직후부터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 이종구 의원(정책위의장)도 새 지도부가 출범할 당시 주요 당직자들이 일괄 사표를 낼 때 함께 물러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보수세력에서 기대하는 보수야당의 통합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홍 대표는 앞서 바른정당을 '첩'으로 비유했고, 이에 이 대표는 "(홍 대표가) 정치권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반격한 것이다.

이와 관련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수야당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으나 이를 봉합할 가교가 딱히 없다"며 "보수야당의 통합은 지방선거 이후에야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아일보] 우승준 기자 dn1114@shinailbo.co.kr